다양한 책 참고, 단원에 적합한 이야기 선택
문화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제공 않도록 유의
<3학년 5단원 I like Apples>영어 전담교사로서 수업개선을 위해 수업 관찰 및 협동 장학을 통해 해온 일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할 수업은 3학년 5단원 I Like Apples의 3/4차시로 학습 목표는 “Do you like…?”를 사용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표현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도안 준비=먼저 본시에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학습 목표를 달성한다고 판단되어 다양한 이야기책을 참고, 단원에 적합한 이야기를 선택했다. 그 이야기를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영어 표현으로 바꾸어 쓴 후, 지도서를 참고해 지도안을 작성했다.
수업 활동을 선택할 때, 다양한 형태의 활동과 영어의 네 가지 기능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수업이 되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스토리텔링의 경우, 대부분 교사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듣는 활동이 되기 쉽다는 점을 인식해 스토리텔링에 이어지는 후속활동에서 학생들이 많이 이야기하고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했다.
이렇게 작성된 지도안 초안을 교사연수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스토리텔링 전문가인 지역대학 교수님과 전문 연구기관의 전문가에게 보내 조언을 구했다. 조언에 따라 지도안을 수정하고 수업 자료와 역할극에 필요한 몇 가지 소품을 준비했다. 스토리텔링 전문가의 조언인 “이야기는 달달 외워서 들려주면 감동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이야기를 외우려고 하기보다 내용을 생각하며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따르도록 노력했다. 또한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문화 요소는 간과하기 쉬운데 아무리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라도 잠재적이며 간접적인 문화 소개가 될 수 있으며, 사실에 가까운 문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나 문화에 대한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을 제공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래와 율동은 김 교사의 수업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하던 아이들도 영어로 노래 부르기에 어느새 적극 참여하게 된다.
돼지에게 줄 선물, 가면 등 준비해 역할극
진화게임 통해 연습, 마무리는 ‘파닉스’ 로
수업 진행=준비된 지도안에 따라 수업을 진행한다. 우렁찬 “Hello”로 수업이 시작되면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본시 수업과 연계할 수 있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을 돌이켜보면서 동시에 본시에 배울 내용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다. 학생들이 교사의 모션을 보고 과일이름을 맞춘 후, 나중에는 “I like…” 문장을 만들어 보도록 했다.
학습 목표와 오늘의 학습 활동을 제시했다. 첫 활동은 토끼인 Lulu가 돼지 친구 Toto의 생일을 맞아 선물을 가지고 친구 집에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교사가 들려주는 것이다. 이때 한국어 설명 없이 영어로만 이야기하고 도움이 될 여러 행동을 보여주니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학생들은 좋아하고 즐거워하며 내용을 이해하는 듯했다.
다음 활동은 학생들이 나와서 가면과 Toto에게 줄 선물 네 가지를 가지고 역할극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매우 즐겁게 활동을 했으며 또 하고 싶다고 하였다. 역할극에 이어지는 활동은 본시의 학습 목표인 “Do you like…?”와 “Yes, I do.", "No, I don't." 문장을 대화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연습을 진화 게임(evolution game)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했다. 게임을 하는 동안 교실 안이 시끌시끌했지만 즐겁게 영어로 대화하며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게임에서는 무엇보다도 각 단계의 동물 행동을 재미있게 하면서 같은 행동을 하는 짝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먼저 천사단계까지 오면 교사와 대화 후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면 칠판에 이름을 쓰도록 했다. 게임을 끝낼 때는 교사가 두 손을 들고 흔들면 학생들도 두 손을 들고 흔들며 제자리로 돌아가서 앉게 하는 약속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교사가 큰 소리를 내지 않고도 금세 교실이 조용해지는 게임 통제방법으로 매우 유용하다. 이와 같은 교실 통제 기법은 연수를 통해 익힌 것이다.
수업 마무리는 평소에 늘 하듯 파닉스(phonics) 공부로 마쳤다. A라고 말하면 학생들은 “애, 애, 애”라고 B는 “브, 브, 브”와 같은 방법으로 연습하고, 그 소리로 시작하는 단어를 연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A는 apple, alligator, ant와 같은 식으로 한 알파벳 당 3개의 단어를 한 시간에 하나씩 가르쳐 주었다. 본시에서는 apple, banana, cake 등의 음식 단어의 시작 글자를 연결하는 연습을 했다. 파닉스 연습은 자칫 지겨울 수 있어서 항상 소리나 행동을 크고 작게 하면서 연습을 하고, 알파벳은 스티커로 만들어 교사가 나누어 주어 학생이 영어 공책에 붙인 후 연습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한 시간의 수업이 “Good-bye”와 함께 종료된다.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서로를 인터뷰하는 모습. 수업시간 학생들이 자유롭게 교실 안을 돌아다니며 영어로 인터뷰를 하는 기회를 제공, 새 학기 새 친구도 사귀게 되는 효과를 얻는다.
수업 후=본인의 수업을 좀 더 개선하고자 수업 전 과정을 녹화해 지도안과 함께 동료교사 2명, 지도안 작성에 도움을 주신 외부 전문가 2분께 보낸다. 수업을 한 교사도 자신의 수업을 관찰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으나 점점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다. 관찰자는 각기 다른 시각에서 교사가 배울 수 있는 내용을 주었다. 피드백에는 이론적 내용도 담겨있고, 제안도 담겨져 있으며 질문도 있다. 이와 같은 수업 관찰에 대한 협의는 관찰자의 편의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다음 수업 준비에 활용한다. 본인이 수업 관찰과 장학을 통해 배운 점은 다음과 같다. 언어는 한 문장, 한 문장 떨어뜨려서 앵무새처럼 반복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질문에 답도 스스로 만들어 즐겁게 역할극 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다. 물론 이야기를 잘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게 되었다. 적절한 학생 통제와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피드백에 관해서는 더 고민하고 연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교사의 발문 사용에 있어서도 더 확실하고 분명한 문장과 언어를 사용해야겠다고 느꼈다. 무엇보다도 계속 영어를 공부해 영어로 하는 실수도 줄여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느꼈다.
수업 후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복도에서 만나 내년에도 선생님께서 가르쳐 달라고 말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아침에 출근하는 나에게 우르르 몰려와 내가 차에서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Hello!” 쑥스럽게 한 마디 하고는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내 노력의 열매를 보는 것 같아 뿌듯해진다.
모든 선생님들께서도 학교 현장의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꾸준한 노력을 하고 계시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더 많은 수업 관찰과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교 업무 잘 하는 교사보다 수업 잘하는 교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수업 지도안을 짜면서 수업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흔히 사랑과 관련해 ‘아픔만큼 성숙 해진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교사도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 자기반성과 자기개발 노력만큼 더 훌륭한 교육 전문가로서 성숙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수업을 개선하는데 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수업을 공개하고, 동료교사,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또한 수업 준비와 분석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교사의 본업인 가르치는 일에 좀 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수업 연구 분위기 조성과 학교, 지역 사회 및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지영 대전 법동초 교사
* 다음 회는 김현섭 서울 가산중 교사의 도덕과 수업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