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스승의 날을 전후해 모교를 방문한 뒤 특별교부금을 지원키로 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일부 간부들은 모교가 아닌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방문, ‘나랏돈’을 지원하려 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26일 정부중앙청사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상을 파악해 본 결과 학교 방문을 한 실․국장은 모두 7명이며 이중 2명은 모교가 아닌 자녀 학교를 방문한 후 특별교부금 지원약속을 하고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모교 방문도 이렇게 비난을 받는데 자녀학교 방문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스스로 인사 조치를 받겠다고 요청해 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7일자로 박춘란 학술연구지원관과 박융수 장관비서관을 대기발령했다.
하지만 이번 학교 방문 행사는 장관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장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과, 모교 방문 간부는 문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녀 학교를 찾아간 간부만 인사 조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사과’를 반복했다. “솔직히 잘못했는데 뻗댄 것도 있었다”며 “그래서 한 방 더 맞게 됐고 결국 잘못했다고 했다. 진짜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가 처음 문화일보에 보도된 다음날 ‘사과’ 표현 없이 ‘유감’을 밝힌 한 장짜리 발표문을 내놔, 여론을 역풍을 맞은데 따른 것이다. 김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유감-송구-사과가 얼마나 다른지도 알았다고 했다.
한편 김 장관은 간부가 아니어서 지원금을 갖고 갈 수 없는 직원들 중 자녀 학교나 모교를 방문한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있으나 굉장히 부진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4월 전 직원에게 ‘스승의 날을 맞아 5월 6일부터 16일까지 모교․자녀학교를 중심으로 방문 학교를 선택해 은사방문, 1일 교사체험, 교육정책에 대한 일선학교 반응 청취’ 등을 하도록 지시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교과부는 24일 열린 긴급 실․국장 회의에서 “특별교부금 집행 제도를 개선하고, 앞으로도 현장방문을 통한 현장위주의 행정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빈 손’으로는 좀처럼 현장에 가지 않는 교과부 직원들이 어떻게 이를 실천해 낼지가 의문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