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 주도’의 교육정책에 완곡한 우려를 나타내던 교총이 이 수석의 교체를 주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혼선 중심에 이 수석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총은 9일 성명을 통해 “교육정책 추진에 있어 교과부를 포함한 정책시스템 운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교과부 및 교육 유관기관장 인사에서도 많은 파열음을 내고 있는 책임이 이 수석에 있다”며 “대통령은 교육계의 폭넓은 비판 여론을 수용하여 이 수석을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10년간의 교육정책 실패를 거울삼아 학교 현장성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 수석의 독주로 인해 대통령을 지지했던 상당수 교육계 인사들조차 정부비판에 가세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교육정책 혼선, 인사 파열음, 일관성 없는 정책추진 등으로 교육계 불안이 가중되는가 하면 많은 국민들이 지지했던 정부 교육정책의 큰 방향마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흐트러진 민심과 교육정책의 혼선을 바로잡겠다는 진정성을 국민과 교육계에 보이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과감한 결단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이 수석의 대표적인 실정(失政)으로 ▲논란 끝에 취소된 영어 몰입교육 ▲학교자율화 추진 상 여론수렴 및 기반조성 미흡 ▲지역교육청의 지역교육센터 전환 추진 논란 ▲대입 자율화 추진에 따른 입법 및 후속조치 미흡 등을 꼽았다.
이밖에 교총은 참여정부 실패작인 무자격 교장공모제 강행 추진, 공무원․사학연금법 개정에 따른 현장 교원의 불안, 교과부 간부들의 모교 및 자녀 학교 특별교부금 지원 논란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청와대의 정무기능 부실 등도 이 수석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쇠고기 사태와 관련한 시위가 계속 확산되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정국 혼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교총은 “이 대통령은 국민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경찰은 국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며, 집회 참여자는 폭력적인 시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총이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지난 3~6일 교원 669명을 대상으로 ‘교육정책 추진 혼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선 교원들은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혼선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의 해소를 위해 청와대와 교과부의 인적 및 정책시스템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교육정책 혼선의 주요 책임이 ‘청와대에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73.24%, ‘교과부에 있다’는 응답은 22.12%였다. 교육정책 혼선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정책 입안 및 결정자 철학․역량 부족’이라고 응답한 교원이 40.36%로 가장 높았고, ‘국민 여론수렴 과정 미흡’ 34.98%, ‘교육정책 결정 시스템의 불합리’ 24.51% 순으로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