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뉴타운에 중학교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나 자립형 사립고 유치 문제와 얽혀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23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최근 시교육청의 추경 예산을 심의하면서 길음뉴타운내 중학교 건립을 검토하기 위해 설계용역 비용으로 1억5천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시의회가 추경 예산을 별도 편성한 것은 이 지역에 아직 중ㆍ고교가 없기 때문에 중학교를 세우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길음뉴타운은 공사가 남았지만 입주민이 벌써 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길음초, 미아초와 2년전 개교한 길원초 등 초등학교만 3곳이 있다.
중ㆍ고교는 아직 건립되지 않아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인근 중학교 10여곳으로 등ㆍ하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의회는 길음뉴타운내 중학교 건립을 검토하기 위해 설계용역 비용으로 1억5천만원을 편성했고 시교육청은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길음뉴타운내 중학교 건립은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자립형 사립고 유치와 깊이 관련돼 있고 서울시ㆍ의회ㆍ교육청의 입장이 제 각각이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
길음뉴타운 안에는 중ㆍ고교 설립 예정부지가 있지만 서울시가 지난 2006년부터 이 지역에 자사고 유치를 추진하면서 기존 부지는 아직 텅 빈 상태다.
서울시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지정했던 라성 정형기 재단이 지난해 5월 자사고 건립을 포기했고 이후 2차례 재공모를 실시했지만 아직 희망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자사고 유치 전망이 불투명하자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주민이 자사고를 원하고 있지만 정부의 고교정책에 변화의 소지가 있는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아직 포기를 거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도 길음뉴타운 주민들은 자사고 유치의 염원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기존 학교 부지는 자사고 유치를 위해 남겨두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 대신 중학교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땅이 넓은 길음초교를 나눠 중학교를 세우기를 바라고 있다.
시의회도 이런 요구를 감안해 시교육청의 추경 예산에 설계용역 비용을 편성했고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 것.
하지만 서울시가 자사고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처럼 시교육청도 길음초교에 중학교를 세우는 것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민원을 고려하는 한편 자사고 유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존의 학교 부지를 놔두고 길음초교에 중학교를 세우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도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길음뉴타운에는 자사고 유치 염원과 기존 부지내 학교 건립 요구가 함께 있어 결정하기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성북교육청이 우선 길음초에 중학교를 건립하는 문제의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