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고교에 열람실, 휴게실,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번듯한 기숙사가 건립되고, 학생들은 악기 연주와 좋아하는 운동을 골라 배우며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도시 못지않은 교육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2010년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기숙형 공립고가 선정․발표됐다. 교과부는 지난달 26일 농산어촌 지역의 1군 1교 기준, 지역거점고 중심으로 시․도교육청의 추천과 현장점검을 거쳐 82개의 기숙형 공립고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의 일환인 기숙형 공립고에는 학교당 평균 38억원, 총 3173억원이 지원된다. 선정된 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16개로 가장 많고, 경북(13) 강원(11) 경남(10) 충남․전북(각 8) 충북(7) 경기(4) 인천(2) 부산․대구․울산(각 1개) 순이다.
교과부는 ‘교육(education)에서 돌봄(care)까지’라는 기숙형 공립고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이를 자율학교로 지정하는 등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또 시․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우수한 교수진을 구성함으로써 기숙형 공립고가 실질적인 교육력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기숙형 공립고가 정착되면 농어촌 지역은 우수인재의 유출을 막을 수 있고, 학부모는 자녀교육 부담과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으며, 학생들은 공동체의식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내년부터 도․농복합 중소도시지역 고교와 사립고교까지 사업대상을 확대하고, 인근 비지정학교에 대한 보상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되지 못한 학교는 학교 특색 살리기 사업, 교육환경개선 사업, 연구학교 선정 등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그렇지만 ‘농어촌지역 간 교육격차’와 ‘기숙형 학원’으로의 변질 등 기숙형 공립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교과부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낙후지역의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선정되지 못한 학교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방안과 선정된 학교의 구체적인 지원 및 평가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