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걷어 부치고/못줄 한 번 잡아 본 적 없는 주제에/5개년 농사법 만들었다 뻐기는 이서방/얼레리 꼴레리…농촌에 도저히 도움 안되니/제발 농촌을 떠나라 충고해도/농담인줄 착각하는 이서방/정말로 얼레리 꼴레리" ―'李서방 시리즈' 3편中에서
'얼레리 꼴레리 李서방'이라는 詩로 교사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 준 인천만수초등교 구경분교사(50). 그녀는 지난 한 주 동안 동료교사로부터 수많은 격려 전화를 받았다. "정말 속이 시원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하셨더군요. 선생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구교사는 이런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고 말한다. "우리학교 40대 교사들도 대부분 명퇴원을 냈어요. 연금때문에 명퇴한다는 오명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이 든 게 죄인이 되는 분위기에 떠밀려 명퇴를 결심하는 동료와 후배를 보면 정말 가슴이 저립니다"
구교사는 교직경력 10년은 넘어야 제대로 된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내 아이를 낳고 길러 봐야 진정한 사랑 교육을 할 수 있어요. 경험이 축적된 40대 이상이 모두 떠나 버리면 교육은 누가 하나요"
학교에 나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가장 즐겁다는 구교사는 '나이 많아…'라는 말이 듣기 싫어 뭐든지 앞장서 일한다. 컴퓨터 화상수업, 영어수업에도 열심이다. 후배 교사에게 자신의 일을 떠넘기지도 않고 건강관리도 철저히 한다. 내 반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선배로부터 본을 받으며 배우고 있다"는 구교사는 "우리를 쓸모 없는 퇴물 취급하는 장관이 있었다는 옛말을 할 때가 꼭 올 것" 이라며 그 때까지 모든 선생님들이 힘을 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