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도우미' 가정교사 역할 톡톡 특수학급 개방…함께 놀게 유도 일반-특수 교사 협력수업 실천
학교 맨 후미진 곳에 있게 마련인 특수학급. 일반 학생들이 놀릴까 두려워 등하교 때를 빼고는 모습조차 보기 힘든 장애학생들. 하지만 울산 양사초등교(교장 이성도)에 다니는 16명의 특수학급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서로 짝을 이뤄 스스러움 없이 공부한다. 함께 과제물을 만들고 숙제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서로의 집에 놀러갈 만큼 가까워졌다. 올 3월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특수교육연구학교로 지정된 양사초는 장애학생을 일반학급에서 함께 공부시키는 통합교육을 통해 학습효과는 물론 사회성 기르기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학습능력이 떨어져 숫자, 글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특수학급 1∼6학년 학생들을 같이 교육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교사들의 치밀한 계획과 고심 끝에 마련한 `또래 통합교육프로그램'은 모두 11가지. 1년 동안 일반-특수학급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자매결연을 맺어가며 `통합'을 실천했다. 이 중 통합의 일등공신은 `또래 도우미'. 평상시 통합학급(장애학생이 배치된 일반학급)에서 함께 수업하는 경도 장애 학생과 일대일 결연을 맺은 학생들이다. 도우미 학생들은 `○○랑 ○○랑 공부해요'(학습지)를 이용해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에 여러 가지 학습활동을 함께 하는 것 외에도 놀이활동과 화장실 같이 가기 등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교정해 주는 `개인교사'라 할 만하다. 뇌성마비를 앓는 광욱이와 짝을 이룬 6학년 김원룡(12)군은 "혼자서 중얼대고 갑자기 고함까지 치는 광욱이가 싫은 적도 많았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서로 이름을 부르며 인사도 하고 함께 과제물도 만들다보니 다른 친구들처럼 친해졌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일반학급에 통합된 장애학생들의 개별화 교육프로그램(IEP)을 관리, 실천하는데 머리를 맞댔다. 수학, 국어를 제외한 교과 수업이 일반학급에서 진행될 때는 특수학급 교사가 참여해 협력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장애학생이 소속감을 갖게 하고 일반학생이 장애학생을 이해하도록 지도하는데 역점을 뒀다. 16명의 장애학생들은 각자 교사 도우미와도 결연을 맺었다. 이들 교사는 장애학생에게 의도적으로 심부름을 시키고 점심식사를 함께 함으로써 친밀감과 사회성, 의사표현 능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특수학급을 항상 개방해 일반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면서 전통놀이 코너, 독서코너, 시청각 코너에서 함께 어울려 활동하도록 유도했다. 통합학급에도 전래놀이, 심성놀이 등의 자료를 구비해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에 일반학생과 함께 놀이를 통해 친해지도록 했다. 정희효 교사(특수학급)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교실 복도를 손잡고 걸어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은 자연스럽지만 일 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양사초는 통합교육 결과 장애학생들의 책 읽기와 간단한 덧셈 등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학교생활에도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16, 17일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개최한 `통합교육 우수 시범학교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권효순 교사(연구주임)는 "통합학급의 학급당 학생수를 최소화하고 도우미 교사에 대한 연수, 행·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성철 ☞양사초의 `또래 통합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하나 되기' 사례는 `인터넷 한국교육신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