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가입한 교원단체 성향과 학생들의 진학률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교직원의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현황(인원 수)을 공시토록 한 정보공개법의 적절성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교원단체 성향과 학생들 진학률’의 함수관계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일부 언론에서는 “왜 전교조 교사가 한 명도 없는 학교는 대학 진학률이 높은지를 놓고 학부모들이 요즘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특정 교원단체를 겨냥하기도 하고, 다른 측에서는 “전교조가 많은 학교에서 명문대 진학률이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다”는 주장을 편다.
본지는 서울대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별 현황’을 토대로 10명 이상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교사들은 어떤 교원단체에 가입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합격자는 정원 내 최초합격자(추가 등록자는 제외)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다.
올해 10명 이상 서울대 합격자를 낸 고교는 모두 63개다. 이들 학교의 한국교총 회원은 1090명, 전교조 조합원은 679명으로 나타났다. 87명으로 최다 서울대 합격자를 낸 서울예고(서울)에는 현재 10명의 교사들이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총 회원은 없는 상태다. 서울예고는 최근 10년간 935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71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대원외고(서울)에는 교총 회원만 14명이 있고, 전교조는 한명의 조합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 많은 68명의 합격자를 낸 서울과학고(서울)에는 교총이 9명의 회원을, 전교조가 4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34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명덕외고(서울)에는 공교롭게도 교총과 전교조 숫자가 각각 11명으로 같다.
지방 고교 가운데 가장 많은 32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낸 상산고(전북)에는 교총 회원만 14명이고, 전교조 조합원은 없었다. 23명의 합격자를 낸 경기과학고(경기)는 교총과 전교조가 각각 14명-9명, 반대로 18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경남과학고는 교총과 전교조가 각각 8명-1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이상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가데 한국외대부속외고(경기, 20명) 대일외고(서울, 16명) 민족사관고등학교(강원, 11명) 등 3개 고교에는 교총과 전교조 소속 교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또 교총 회원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5개교, 전교조 조합원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15개교였다. 국립인 국악고(서울)의 현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서울대 합격자를 10명 이상 배출한 63개 고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36, 경기 6, 부산 4, 대구․대전 각각 3, 광주 2, 전북․전남․경북․경남․인천․충남․강원․제주․울산 각각 1 곳 등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볼 때 교사들의 교원단체 활동과 대학 진학률에서 별다른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김재춘 영남대 교수는 “아직까지 교원단체와 진학률의 관계 등을 연구한 논문은 보지 못했고, 유의미한 통계가 나올지도 의문”이라며 “그것의 관계를 굳이 밝히려는 것도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교 교장 출신의 모 서울시교육위원은 “교장으로 재임할 때도 선생님들의 교원단체 활동과 진학률의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단지 학생들을 위해 보다 헌신하고,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