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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돼요”

⑨ 경쟁과 협력 배우는 토론 수업

토론수업은 준비가 반… 예비 토론문부터
자료수집 카드, 토론 계획표 등 작성해야

토론자는 전 과정 논술문 작성, 과제로 제출
나머지 학생은 토론 과정 메모해 점수 부여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 구성이 가능한 의회식 토론은 찬반이 격해질 수 있어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토론 수업의 계기
1.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아이들이 내 수업을 듣지 않고 떠든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수업 계획을 멋지게 하고 들어가 뭔가 하려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떠든다. 아이들이 떠들면 집중할 수가 없고 떠드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다 보면 어느 부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조차 까먹을 때가 있다. 심지어 떠드는 아이들이 미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 서 보면 건강한 아이들은 떠들게 마련이다. 생각이 있는 아이들은 떠든다. 그것은 새가 노래하듯이 시냇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정적이 흐르는 교실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닐까?

->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되요=토론은 아이들을 마음껏 떠들게 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물론 토론의 규칙과 절차에 따라 떠들어야 하지만 수업시간 50분 내내 침묵하거나 간단한 단답형의 질문을 하던 아이들의 가려운 입이 해방되는 시간이다. 토론활동을 하면서 평소에 소극적이고 얌전한 줄 알았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큰 수확이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수능의 선택지 안의 적절한 반응으로 수렴될 수 없는 훨씬 다채롭고 풍성한 생각을 하고 있다.

2.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을 못하겠어요=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준별 수업은 그 실제적인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와 성찰 없이 확대 시행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은 비슷한 성적의 아이들이 모여 있을수록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기에 편리하게 구조화된 면이 있다. 좀 더 실제적으로 말하면 수준에 따라 정해진 진도를 나가는 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수업분위기는 어떠할까? 교사의 헌신과 애정으로 모자라는 그 부분이 채워지리라는 기대는 너무 낙관적이다.

-> 수준 차가 나는 아이들 때문에 수업이 살아납니다=토론의 모둠을 구성할 때 교사가 가장 배려해야 하는 부분은 다양한 아이들이 고루 섞이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성적뿐만 아니라 교우관계, 성격, 발표력, 책임감 등을 1학기 때 두루 살펴 두었다가 아이들과 함께 토론 모둠을 구성한다. 6명 혹은 4명이 한 모둠이 되어 토론활동을 준비할 때 아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파악해 책임감 있게 순서를 나누어 맡는다. 자료조사를 잘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논리의 흐름을 꿰뚫고 반박을 잘 구성하는 아이, 큰 소리로 발표를 잘하는 아이, 수줍어 하지만 모둠 내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아이 등이 서로 어울려 토론을 준비한다. 아이들의 활동 후기를 보면 일과 중에 토론 준비를 하기가 어려워 한 아이의 집에 모여 1박을 하며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약간의 유흥활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겠지만 아이들이 서로 모여 밤늦게 까지 토론연습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순간이다.

■ 토론의 속성: 경쟁과 협력
1. 은근히 경쟁을 즐기는 아이들=토론은 전형적인 경쟁적 말하기의 유형이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자기주장의 옳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오류나 허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주장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치열한 갈등 상황은 오히려 문제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게 함으로써 정확하고 비판적인 현실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이와 같은 경쟁적 상황을 싫어할까? 아니다. 토론의 일종의 지적인 게임으로 청중이 된 아이들은 날카롭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진 아이들에게 “와”하며 반응을 보이고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안타까워한다. 또한 토론에 참여한 아이들도 쟁점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경우일수록 더욱 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가 할 말을 메모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 우리는 공동 운명체 맞죠?=토론은 승패가 있는 게임이다. 찬성 측과 반대 측은 각각 협력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최대한의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모아야 한다.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으며 토론을 하는 과정 중에도 잠시 갖는 작전시간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점검하고 상대측 주장의 논점에 반박을 구성하면서 협력하게 된다. 또한 상대측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못해 당황하는 아이가 있을 경우 같은 팀의 학생들은 메모를 전달해 그 아이의 발언을 도와주고 응원해 준다.

■ 토론 수업 준비하기
토론 수업은 준비가 반 이상이다. 논제와 토론 모둠이 구성되면 아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준비에 들어간다. 교사는 최소한 1주 이상의 시간을 주어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배려하며 중간 중간에 점검을 해서 학생들의 필요에 반응해야 한다. 학생들의 준비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찬성 3명, 반대 3명이 모여 예비 토론문(자료조사 없이 자유토론하며 쟁점 찾기)을 작성한다. ② 개인당 자료수집카드를 2개 이상 만든다. ③찬성, 반대가 각각 모여 토론계획표(본 토론에 대비해 전략회의)를 작성한다. <표 참조>







■ 토론 진행하기
토론의 형식과 절차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교사의 설명 이후에 학생들은 토론의 형식을 선택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나의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나 6명씩 모둠을 구성하게 되면 한 반에 6모둠 정도가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형식을 이용해 토론을 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① 의회식 토론 : 영국 의회의 특징을 반영해 수상과 각료, 야당 당수와 의원으로 찬성과 반대 측을 호명하며 중간에 확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 역동적인 토론구성이 가능하다.
② 교차질문식 토론 : 미국 전국 토론대회 방식으로, 토론자들 간의 교차질문을 가미하여 토론자들의 직접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③ 칼 포퍼식 토론 : 비판적 사고, 자기표현,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의 자세를 길러주기 위해 만들어진 방식으로 쟁점별로 찬성과 반대의 질의가 오고 갈 수 있다.

토론 진행을 도와줄 도우미 학생을 한 명 선정하거나 교사가 간단한 진행을 맡아 원활한 흐름을 돕는다.

■ 토론 평가하기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판정관이 되어 토론 과정을 메모하고 토론자에 대한 점수를 부여한다. 토론이 끝나면 판정단의 점수를 걷어 승패를 발표하고 교사가 토론의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다. 청중이 된 아이들도 판정관 이름 옆에 자신의 사인을 하게 되면 책임감을 느껴 신중하게 점수를 매기려고 노력한다. 또한 우수토론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면 비록 토론에서 지더라도 개인별로 노력한 성과를 얻을 수 있어 위로가 된다.

토론자들은 토론 이후에 토론과정을 반영한 논술문을 써서 최종 과제로 제출하게 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되는데 이 과정은 종합적 사고를 길러줄 뿐 아니라 학생의 태도교육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 다음 회는 서울 양강중 김선일 선생님의 체육 수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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