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 학생 하나하나가 모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은 많지 않아요. 고교에서는 특히 그렇죠.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한 마디도 안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니까요. 토론 수업은 아이들의 말문을 열어주는 꼭 필요한 수업이에요.”
이선영(31․
사진) 서울 숭실고 교사는 ‘국어생활’ 시간에 ‘토론대회’ 형식을 도입한 수업을 한다. 4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혼자 주제를 선정하고, 기초 자료를 조사하고, 평가까지 하는 일이 힘겨웠다. 예비 토론문부터 자료수집 카드, 토론 계획표, 토론자의 논술과 나머지 학생들의 토론 평가표까지…. 6반 36개 팀이 내놓는 자료는 작은 트럭 한 대 분량에 달했기 때문이다.
“준비와 평가가 힘들어도 제가 토론 수업을 계속하는 건 아이들을 재발견 할 수 있어서예요. 평소 소극적이던 아이에게 깊은 생각이 있음을, 공부는 그렇게 잘하지 않아도 명확한 논리와 주장을 가진 아이를 찾아낼 수도 있으니까요."
이 교사는 아이들의 토론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토론 수업의 과정을 열 번 설명하는 것 보다 이렇게 한 번 찍어 보여주면 동료 교사 연수에도 훨씬 능률적이고, 수업에 활용하기도 좋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첫 토론대회를 가졌고 경기도에서도 몇 회째 토론대회가 열리고 있어요. 말하기의 절차와 형식 등 의사소통 구조를 익힐 수 있는 토론 수업의 장점이 대회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수행평가라는 형식을 빌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수업이지만 그래도 모든 학교, 모든 교과에서 토론 수업이 활성화되기를 꿈꾼다”는 이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아이들의 말문이 열리면 수업이 정말 즐거워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