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개원하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첫 합격자들이 나왔다.
5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각 대학이 발표한 합격자 현황을 살펴보면 법학이 아닌 다른 전공 출신자, 즉 비(非) 법학사 비율이 최대 8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법과대학 체제 때와는 달리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취지에 상당히 부합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방 로스쿨의 경우 해당 지역 출신자보다는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서 온 학생들이 합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예상했던 대로 수도권 출신 편중 현상이 심했다.
◇ 다양한 전공 출신자 많아 = 우선 합격자들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고려대, 연세대, 전북대, 한국외대 등 4개대를 제외한 21개 법학전문대학원의 합격자 총 1천628명의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합격자 가운데 비 법학사 비율은 평균 70.8%에 달했다.
가장 많은 합격자(150명)를 배출한 서울대는 비법대 출신 합격자가 101명으로 전체의 67.3%였고 이 가운데 사회과학대 출신이 20명, 경영대학과 공과대학 출신이 각각 11명, 의과대학 출신도 2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와 아주대는 비법학사 출신이 무려 85%, 84%에 달했으며 경북대 78.3%, 강원대 77.5%, 서울시립대 76%, 한국외대 70%, 동아대 68.7%, 성균관대 68%, 연세대 66.7%, 원광대 66%, 중앙대 64%, 전남대 62.5%, 한양대 61%, 영남대 61.4%, 전남대 62.5%, 전북대 59%, 서강대 57.5%, 이화여대 53% 등 대부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경희대와 고려대는 법학 전공생(각각 52%, 59%)이 합격자의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비법학사 출신 중 상경계열이 15.5%, 사회계열 14.1%, 공학계열 12.7%, 인문계열 12.3% 등의 순이었으며 의약학계열도 3.1%나 됐다.
연령은 26~28세가 전체의 32.9%로 가장 많았으며 23~25세 27.1%, 29~31세 19.7%, 32~34세 10.2%, 22세 이하 4.6%, 35~40세와 41~50세의 '고령자' 비율도 각각 4.5%와 0.9%를 차지했다.
자교 출신 비율은 평균 15.4%, 학교별 최소 2%에서 최대 41%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전체의 61%(993명), 여성이 39%(63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 지방 로스쿨, 수도권 출신이 '점령' = 지방 로스쿨은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서울 등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가까운 충남대의 경우 정원 100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 22명을 비롯해 고려대 13명, KAIST 9명, 연세대 8명, 서강대 7명, 이화여대 6명 등 90%가 타 대학 출신이었고 이중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만 71%였다.
전북대 역시 전체 합격자 80명 가운데 수도권 대학 출신이 73.8%인 59명에 달했으며 원광대는 전체 60명 중 83%인 50명이 수도권 대학 출신이었다.
그 외 경북대 73%, 동아대 75%, 부산대 62.5%, 영남대 71.4%, 전남대 67.5%, 제주대 71.8% 등이었다.
특히 제주대의 경우 합격자 39명 전원이 타 대학 출신으로 제주대 출신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방 로스쿨의 합격자 대다수가 서울 등 수도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자 당초 로스쿨 인가 대학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했던 '지역 균형 발전'의 원칙이 다소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 남은 일정은 = 이번 합격자 발표는 정시모집 1차 발표로 등록기간은 내년 1월5일부터 7일까지이다.
합격자 발표는 내년 1월8일부터 22일까지 대학별로 있을 예정이다.
두 곳의 학교에 복수지원해 이중 합격한 경우도 상당수이므로 합격자들의 연쇄 이동으로 일부 대학의 경우 정원이 미달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대학들은 2월2일부터 4일까지 추가모집 공고를 실시하고 내년 2월20일까지 추가모집 전형을 실시하게 된다.
합격자 현황에 대한 분석 자료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홈페이지(www.leet.or.kr)에서 볼 수 있으며 개별 대학의 합격자는 25개 대학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