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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수필 당선소감> 아버지께 이 영광을 바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야한다. 글을 쓰는 사람도 행복해야하고, 글을 읽는 사람도 행복해야한다. 수필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필을 쓰는 사람도 그리고 수필을 읽는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한다. 사람을 행복하게 할 때 수필은 빛난다.

수필이 주는 행복은 오락이나 재미일 수 없다. 수필의 행복은 삶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깊은 사랑을 원천으로 한다. 수필의 행복은 근원과 본질에 대한 순수한 성찰을 통해 자기를 창조하는 과정 속에 있으며, 미적 사유를 통해서 삶의 가치를 고양하는 가운데 존재한다. 수필의 행복은 사람으로 살아가야하는 버거운 운명 앞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그리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마음속에 자리한다.

나는 수필 쓰는 일이 행복하지만은 않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수필 쓰는 일이 고통스럽기 조차하다. 그래도 쓴다. 그래도 써야한다. 쓰지 않으면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수필을 쓰기 위해 태어났다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그것은 내 존재를 확인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붓 가는 대로 써도 수필다운 수필이 되는 날이 오면 참 좋겠다. 그 날이 오면, 내 글을 읽는 사람도 그 만큼 더 행복해질 것이다.

당선 소식을 듣고 먼저 거울을 보았다. 내 모습이 제법 괜찮아보였다. 턱을 한번 쓰다듬으니 멋져 보이기까지 했다. 밖으로 나오니 늦가을 안개에 젖은 말간 해가 어둡고 축축한 오후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가 몹시 보고 싶었다. 나는 무작정 걸었다. 빈 마음으로 돌아올 줄 뻔히 알면서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길을 오래도록 헤매고 다녔다.

수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효령초등학교 교직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교육신문사와 심사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모든 영광을 나의 아버지께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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