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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형식 교육차관 "소회야 없겠냐마는…"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우형식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이 23일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서산대사의 시로 '송별사'를 대신했다.

우 차관은 "떠나는 자의 소회가 왜 없겠느냐마는 말없이 떠나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며 "서산대사의 시로 송별사를 짧게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우 차관이 소개한 서산대사의 시는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기는 발자국은 훗날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뜻으로 김구 선생도 즐겨 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이헌재(李憲宰)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이 금융감독위원장직을 떠나면서 이임사에서 인용하기도 했다.

우 차관은 시를 읊은 뒤 별다른 해석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교육 관료로서 절도를 지키고 정직하고 소신있게 정책을 추진하라는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최근 교과부 1급 간부들의 일괄 사표 파동을 비롯해 교과부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의식한 듯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떠나게 대 안타깝다"며 직원들에게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눈덮인 길을 처음 걷는다는 것은 축복이고 행운이지만 정신없이 걷다보면 온통 지저분해지듯 늘 절제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우 차관은 행시 24회 출신으로 교육부 총무과장, 인천시교육청ㆍ충남도교육청 부교육감,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대학지원국장 등을 거치며 28년 간 교과부에 재직하다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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