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이 BK(두뇌한국)21사업단 신규 신청대학의 당초 심사 결과를 백지화한 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학진은 'BK(두뇌한국)21사업 전문서비스-MBA(전문경영대학원)'사업단 심사 과정에서 신분상 무급휴직 중인 교수가 연구진 명단에 포함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공정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신규 신청서를 냈던 서강대와 이화여대에 대한 재평가를 30일 실시한다.
이 사업단 선정은 기존 사업단 4곳 중 사업평가 1∼3위(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는 계속 지원하고, 나머지 1자리를 놓고 기존 사업단 4위와 신규 신청 사업단 1위가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규 신청서를 낸 3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당초 심사에서는 서강대가 1위를 차지했고 이에 따라 서강대는 기존 사업단 4위였던 연세대와 최종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강대 신청서 명단에 포함돼 있는 교수의 자격 조건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존 평가결과가 백지화됐고, 당초 심사에서 1-2위를 했던 서강대와 이화여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게 된 것.
지난 2006년 8월까지 서강대 전임교수였던 K교수는 2006년 9월 개인적인 이유로 한국을 떠난 뒤 미국 S대학에서 교수로 만 2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교수가 사업단 명단에 포함되려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전임교수이어야 하는데 K교수는 휴직을 하고 학교를 떠난 상태이므로 자격 요건에 미달한다는 것이 연세대 측의 설명이다.
BK21 사업 관리 운영에 관한 훈령은 참여교수 자격을 전임교원으로 한정하면서 휴직 중인 교수는 사업단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연구년 또는 6개월 이상의 장기 해외출장 중에 있는 교수는 사업단장 및 대학의 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 예외로 인정된다.
문제는 학진이 그동안 서강대를 신규신청 대학 1위로 인정해 연세대에 대한 평가를 계속해 왔고, 특히 지난 8∼9일에는 프리젠테이션, 문답 등도 실시했다는 점.
연세대 사업단 관계자는 29일 "학진 측에서 (연세대와 서강대 사이의) 평가를 계속 진행해 오다가 지난 19일이 되어서야 아무런 이유 설명도 없이 재평가를 한다는 공문을 보내 왔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측은 또 학진의 조치에 대해 "서강대가 자격이 없는 교수의 실적을 사업 신청서에 넣은 것이 문제가 돼 재평가 결정이 내려진 만큼 자격박탈 등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강대 측은 K교수가 전임교수를 하다 개인 사정으로 미국으로 가긴 했지만 실질적인 휴직이 아닌 연구년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강대의 휴직 제도는 안식년과 무급근로휴직으로 나뉘는데 K교수는 안식년의 자격 조건(6년이상 근무)이 안 돼 연구년의 개념으로 무급근로휴직을 했다는 것.
서강대 사업단 관계자는 "K교수는 연구계획서도 제출했으며 K교수의 자격과 관련해 BK21분과위원회에 이미 소명도 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그러나 신청서에 실적으로 제시된 K교수의 논문 등에는 '서강대 교수'라고 표기된 것이 하나도 없이 미국 S대학 교수 신분으로만 발표됐기 때문에 연구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강대는 K교수가 미국에 있는 동안 국내 학생을 지도했으며 서강대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논문을 준비 중이라며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학진 관계자는 "공정성과 신중을 기하기 위해 재평가를 하게 됐다"며 "모든 평가가 이뤄지고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