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대학들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평가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학평가 제도가 폐지됐다.
2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대교협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학 자체평가제도가 도입돼 최근 실시된 대교협의 '2008년 학문분야 평가'를 끝으로 기존 방식의 학문평가는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대교협은 지금까지 매년 특정 학문분야를 선정해 전국 4년제 대학들을 상대로 평가한 뒤 해당 학문분야에서 최우수, 우수, 인정 등급을 받은 대학 명단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모든 대학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부당하다며 불참해 '반쪽평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교협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학의 자체평가가 의무화됨에 따라 대교협이 주관하던 대학평가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정부로부터 평가인증을 받아 새로운 방식의 대학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지난해 12월 시행계획을 밝힌 대학 자체평가제는 대학들이 교육여건, 시설, 교육과정 등을 자체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4년제 대학은 자체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를 오는 12월 말까지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자체평가제가 시행되면 전국의 대학을 서열화하는 기존의 평가관행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대학들이 스스로 특성화 분야를 발굴하고 그에 따른 평가 기준을 마련해 자체 평가를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이날 경제학, 물리학, 한의학 등 3개 학문 분야를 대상으로 한 2008 학문분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경제학 분야에서는 강원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의대, 명지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양대, 한양대 등 16곳이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공주대, 단국대(천안), 동국대, 명지대, 부경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숭실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천대, 인하대, 전북대, 중앙대, 한남대, 한양대 등 18곳이 최우수로 평가됐다.
한의학 분야에서는 경희대, 대구한의대, 대전대, 동국대(경주), 동의대, 원광대 등 6곳이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등 49개 대학이, 물리학 분야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포항공과대 등 32개 대학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