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 교권침해사건. 지난해엔 어떤 사건들이 발생했을까. 교총은 23일 지난 1년 동안 교총 교권국을 통해 접수된 교권 및 교직상담을 정리한 ‘2008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사건은 모두 249건. 2007년의 204건에 비해 22%가 증가했다. 유형별 현황을 보면 폭행·협박 등 부당행위로 인한 사례가 92건(36.9%)으로 가장 많았고, 학교안전사고(23.7%), 교직원간 갈등(15.3%), 명예훼손(10.8%), 신분피해(7.2%), 기타(6%) 순서였다.
이중 2007년 79건으로 전년도 89건에 비해 줄었던 부당행위로 인한 피해가 다시 늘어났다. 부당행위 피해 원인은 ‘학생지도 및 학교운영’이 42건(45.6%)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체벌’(28.3%), ‘학생·학부모의 폭행·협박’(26.1%)이 뒤를 이었다. 학생지도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가 교사에게 사직·전보 등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무고성 민원제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엔 교사에게 무리한 금전을 요구하거나 대화 없이 무조건 형사고소를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 교육활동 중 발생한 학교안전사고 31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체험학습에서 학생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으며, 수업 중 학생 상호간 다툼·장난으로 인한 사고, 체육시간 및 과학실험·실습 중 사고 순으로 나타났다. 교내에서 안전사고가 생기면 해당 학부모가 학교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동시에 민원제기나 언론을 이용해 학교는 심적 고통과 재정·시간적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교총 교권국은 “사고발생 시 학교나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안전공제회가 보상·배상·소송을 전담하고, 귀책사유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예훼손과 관련된 사례 중엔 학생의 폭행·폭언으로 인한 피해가 2007년(3건)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학부모들에 의한 교원경기 풍조가 학생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교원의 교육권이 상실되는 현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교권회복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은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교권회복이 시급하다”며 “범사회적으로 교권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에 덧붙여 교원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학생교육 및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