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에 전문직 차관보(次官補)가 신설되고, 초․중등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정책국의 업무가 일부 재편된다. 교과부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교과부의 조직개편은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이전 부총리 급이었던 교육부에는 차관보(별정직공무원에서 보임) 자리가 있었지만 과기부와 합치면서 없어졌다.
국가 수준의 유․초․중등 교육(원)정책 수립, 교육과정 기획, 유아․특수․보건 등을 총괄하던 학교정책실 또한 학교정책국과 교육복지지원국 등으로 축소․폐지됐다. 교과부내 전문직 최고위직이 실장에서 국장으로, 그것도 달랑 한 자리만 남은 것이다. 교육복지지원국장은 일반직이나 장학관으로 할 수 있지만 일반직 몫이 됐다.
따라서 교과부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제1차관에 차관보를 두고 평생교육, 학교정책, 교육복지 등의 사무를 관장토록 할 방침이다.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학교정책국의 평가 업무 등은 다른 부서로 이관이 유력하다. 전문직의 사기진작이 고려된 조치다.
교과부에 전문직 차관보가 탄생하면 중앙부처에 임명된 전문직 가운데 최고위직이 된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위상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옛 교육부에서 학교정책실장(1급 상당)을 지낸 이상갑 서울시교육위원은 “그동안 문교부, 교육부를 거치면서 전문직으로 최고위직은 실장이었는데 이번에 차관보를 전문직이 맡게 된다면 크게 환영할 일”이라며 “새로운 직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성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직 차관보 신설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한국교총은 교육계의 오랜 숙원 해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명균 교총 정책연구실장은 “지난달 11일 안병만 장관이 교총을 방문, 교과부 조직개편을 언급할 당시부터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에 대한 애정을 볼 때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전문직 차관보가 신설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교총은 18일 교과부 조직개편과 관련, ▲중앙교육행정조직 내 교육공무원 비중 확대 ▲조직의 직제를 행정관리 중심이 아닌 정책개발 및 학교교육지원 기능 중심으로 개편 ▲초․중등교육과 교육의 주체인 교원-학생에 대한 지원조직 신설 및 강화 등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한편 전문직 차관보 신설이 8부 능선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작은 정부’ 지향 원칙과 ‘인물난’이 겹치면서 현실화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차관보 신설을 조직 확대로 보는 행안부와의 논의 과정에서 신설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마땅한 인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