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12일 치러지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험지 판형과 정답 표기 방식이 일부 바뀔 예정이어서 수험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3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밝힌 수능 시행계획에 따르면 4교시 탐구영역 및 5교시 제2외국어ㆍ한문영역의 시험지가 올해부터 2권으로 제작되는 직업탐구를 제외하고는 영역별로 한 권으로 만들어진다.
그동안 탐구영역 및 제2외국어ㆍ한문영역 시험지는 인쇄 기술상의 문제 때문에 영역별로 2~5권씩(사회탐구 3권, 과학탐구 2권, 직업탐구 5권, 제2외국어ㆍ한문 2권) 나뉘어 제작됐다.
탐구영역의 경우 사회탐구는 11과목, 과학탐구 8과목, 직업탐구 13과목 등으로 과목수가 많아 시험지 쪽수가 직업탐구의 경우 총 72쪽에 달하는데, 한 번에 자동으로 인쇄할 수 있는 최대 쪽수가 16쪽에 불과해 한 번에 인쇄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
그렇다 보니 수험생들이 여러 권으로 나뉘어 있는 시험지 가운데서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고를 때 헷갈릴 수가 있고 이 과정에서 오류가 종종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탐구영역 시험을 치를 때는 자신이 선택한 시험지만을 과목 순서대로 하나씩 뽑아 과목당 30분씩 풀게 돼 있다.
평가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쇄 기술을 보완해 시험지를 한 권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또 문제지 제일 앞면에는 표지를 붙여 과목별 쪽수를 안내함으로써 수험생들이 쉽게 선택과목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평가원 수능연구관리본부 연근필 부장은 "수능 시험지를 인쇄하려면 인쇄 시설은 물론이고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최대 20여일 간 합숙할 수 있는 공간, 보안시설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해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었다"며 "다행히 이런 여건을 갖춘 인쇄업체가 새로 생겨 판형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지 표지를 제작하는 것도 평가원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역시 고도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가능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문제지 표지는 탐구영역뿐 아니라 매 교시 별로 모든 시험지에 부착될 예정이다.
그동안 문제지 표지가 없어 시험지를 나눠줄 때 미리 시험지를 받은 학생은 눈으로 문제를 풀 수 있어 유리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이로 인한 부정 시비도 잦았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또 수리영역 단답형 문항에서 정답이 한자릿수인 경우 OMR 카드 답안지에 십의 자리 '0'을 표기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답이 '8'일 경우 지금까지는 일의 자리에만 '8'을 표기해야 정답 처리가 됐으나 앞으로는 '08'로 표기해도 정답으로 인정된다.
연 부장은 "지금까지는 '08'로 표기한 것을 판독기가 읽지 못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시험지를 골라낸 뒤 정답 처리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시스템을 보완해 '08'로 쓴 것도 정답으로 판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