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나 문장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소리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읽기 능력을 일대일 면접을 통해 진단해 보니 5학년 아이들이 4학년 때 배운 단어는 물론이거니와 the, have, see 등과 같은 간단한 sight words(즉석어휘)도 많이 읽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한은미(38․사진) 경기 하남풍산초 교사는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상황에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소리와 문자와의 관계를 이해시키는 법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면담을 통해 느끼고, 영어동화책 활용 수업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영어 음소인지력(phonemic awareness)을 길러주고 파닉스(phonics)를 활용해 문자와 소리와의 관계를 알게 하려면 동화책이 최고죠. 아이들은 영어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스토리텔링을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니까요.”
매 수업 동화를 활용하기 위해 한 교사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단원별 의사소통기능, 주요 어휘를 중심으로 그에 알맞은 영어동화책을 선별하고, 교과서의 쉬운 어휘로는 영어동화책을 읽기에 어려움이 있어 어휘 수준도 다소 상향 조정했다.
“너무 어려워도 아이들이 따라오지 못해요. 그래서 게임이나 노래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죠. 움직이며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노래나 놀이를 통해 가르치면 수업의 집중력도 향상되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어 수업분위기도 좋아진답니다.”
다른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려면 담임을 맡아야한다는 생각에 8년 간 교과전담이 아닌 담임을 고집하고 있다는 한 교사. 그녀는 “어떤 과목이던 10분 정도의 영어 접목 수업을 이제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수학 교과서의 영어 집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