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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 9년으로 단축

■ 교육과정특별위 ‘미래형 교육과정’ 시안

초1부터 고1까지 10년으로 돼 있는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9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학생들이 한 학기 또는 학년에 이수하는 과목수를 줄여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교과군을 축소하고 초등 수업시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교육과정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미래형 교육과정’ 시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위는 학교의 자율권을 넓혀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는 반면, 취지와는 달리 입시교육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교 자율 수업 강화 vs 입시 대비만 가속
교과목 축소, 해당 과목 교사반발 만만찮아

국민공통 교육과정 단축=시안에 따르면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이 현행 10년에서 9년으로 1년 단축되는 대신 선택중심 교육과정이 2년에서 3년으로 1년 늘어난다. 학년으로 따지면 초등 1학년에서부터 중 3학년까지를 국민공통, 고등 3개 학년을 선택 교육과정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고교 2~3학년은 선택 교육과정에 속해 학생의 선택에 따라 배우는 교과목이 서로 다르다. 국민공통 교육과정을 중3까지로 조정하는 것은 학제와 보조를 맞춰 고교부터는 학교별로 자율적 수업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게 특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선의 반응은 조금 엇갈린다. 서울의 한 사립고교 교장은 “공통과목에 대한 제한이 풀리면 특목고·자사고와 대등하게 경쟁할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면서 “고교선택제 등 기로에 놓인 사립학교로선 반가운 일”이라고 찬성했다. 광주의 한 교장은 “현재 선택과정이 운영되고 있는 고2·3은 수업시간의 90%가 입시과목으로만 채워져 있다”며 “고1도 그렇게 된다면 입시학원과 다를 바 없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교과군 축소=국민공통 교육과정의 교과군은 현재 10개로 돼 있으나 이를 7개로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돼고 있다. 즉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기, 체육, 음악, 미술, 외국어(영어) 등 10개 교과군을 국어, 수학, 사회(도덕), 과학기술, 외국어, 체육, 예술(음악ㆍ미술) 등 7개로 줄이자는 것이다. 이는 학생이 한 학기에 이수하는 교과목수를 줄여 학습 부담을 줄이고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것이 특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교과군 축소안은 해당 교과목 교사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예체능 교사들은 2003년 선택과목이 되면서 사실상 과목이 폐지돼 교단을 떠난 교련 과목 교사들의 예를 들기도 했다. 서울 지역 한 고교 음악교사는 “자율권이 확대된다고 해서 예술 교육이나 특성화 교육 시간을 늘려주는 학교장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고교과정 전체가 입시학원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고교의 내신평가제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도 시안에 포함됐다. 현재는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 과목을 제외하고는 상대평가에 근거한 9등급제로 돼 있다. 시안은 체육, 음악, 미술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상중하 3단계로 평가하고 기술가정은 기술과 가정으로 각각 분리하되 실습 중심의 수업이 되도록 ‘합ㆍ불’(Pass/Fail) 또는 상중하로 평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성적 부풀리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임미경 한국음악교육학회 부회장(전주교대 교수)은 “절대평가로 평가방식이 바뀌면 내신을 의식한 교사들이 실제 보통이나 미흡으로 평가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며 “평가의 부재 상황을 불러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 수업 확대=초등학교의 연간 수업시수를 늘려 6개 학년의 수업을 모두 6교시로 맞추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4교시인 초등 1·2학년 수업에 교과 외 활동을 포함해 자율적으로 6교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이다. 특위 곽병선 선임위원(한국교육학회 회장)은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학교가 보육 기능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수업시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 안에 대해서는 위원들 간 의견차가 있어 최종안에 포함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초등학교 교사들은 “1학년이 6교시 수업을 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보육 기능을 위해서라면 방과후학교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제부터 적용되나=특위는 시안에 대한 내부 검토 및 수정을 거친 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 상정, 6월 말 또는 7월 초에 최종안을 확정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시안이 제시한 미래형 교육과정의 적용 시기는 고교 2012년, 초중학교 2013년부터다. 그러나 국가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주체가 교과부이기 때문에 미래형 교육과정 최종안은 시안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곽병선 선임위원은 “시안 내용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으나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9년으로 단축하겠다는 등의 큰 틀의 원칙은 세워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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