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교원평가제의 시행 근거를 담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내년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20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법제화해서 하는 것이 우선이고, 법제화가 안됐다 하더라도 저희는 (교원평가제를) 현실화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 장관의 발언은 미디어법 등을 둘러싸고 파행으로 일관하는 국회를 마냥 쳐다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과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장관은 “국회 상임위에서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교원평가제에 찬성하고 있으며 교사들도 60% 이상 이 제도를 찬성한다. 상임위원들에게 내년 3월에는 실시되도록 해달라고 매달릴 작정이다. 올 하반기에 시범학교 수를 두 배로 늘리고, 법률적 구속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장관은 일단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실시해보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교과부는 그동안 관련법 개정을 전제로 내년 신학기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안 장관은 법제화에 상관없이 교원평가제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계 최대 관심사의 하나인 교원평가제가 관련법 개정 없이 안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과부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모든 학교가 교원평가제를 실시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또 일부 교원단체의 극심한 반대도 부담이다.
안 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알려진 직후 한국교총은 “근거법도 없이 전국 학교에 교원평가제를 확대․적용할 경우 법리적 논쟁과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아 교원능력개발 및 전문성 향상이라는 정책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논평했다.
교총은 “정부는 근거법이 미비한 상태에서 실시하기보다는 교원평가제에 대한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과 함께 국회와 각 정당에 대한 설득에 우선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와 각 정당도 직무유기적 교육법안 심의․처리 보류에 따른 부작용과 갈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그러나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기하는 합리적인 교원평가제 도입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힌 바 있다고 강조, 관련법 정비와 공교육 활성화 대책 등이 뒤따르면 교원평가제 전면 실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