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총력
23개 시·군에 1우수고 육성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를 개방해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더 이상 학교가 지역주민들로부터 격리된 무인도가 돼서는 안 됩니다.”
경북 첫 민선교육감으로 당선돼 4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이영우 교육감(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교육현장 만들기’를 강조했다. 주민이 교육을 알면 공교육이 살아나고 또 공교육 살리기를 통해 지역 경제 및 농촌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이를 위해 도내에 40%나 차지하고 있는 학생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학교 특색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이고, 도서관이 없는 벽지 학교에 교내 도서관을 개방해 지역주민의 자율적 참여와 봉사를 이끌고 있다. 또 급식비 및 통학버스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에도 학교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독려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교육청은 9월부터 기획홍보담당관 신설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한다.
“소규모 학교가 살아나면 농촌을 떠나는 주민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황폐해져만 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한 지름길인 것입니다.”
또 23개 시군에 1개씩 우수고를 육성할 예정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고향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교육감은 3개월간 모든 시군을 방문해 자치단체장들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학부모에게 자랑할 수 있는 학교시설 갖추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경주여정고의 ‘그린 급식 시범운영’을 예로 들었다. 경주여종고는 에너지 절약 및 탄소배출 절감 등 친환경적인 급식 시설을 갖춰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아직도 낡은 학교 시설을 떠올리는 학부형들이 많이 있습니다. 집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학교를 바꾸겠습니다.”
이 교육감은 사교육비 줄이기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구미 선주고가 예능대학 진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해 사교육에 의존하던 입시생들을 교내로 끌어들이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자식이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는 요구보다는 사교육비를 줄여달라고 하더군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학교 스스로가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학교장 경영 능력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교장이 앞장서야 교사 개개인의 능력이 향상되고, 또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 교육감이 직접 교장으로서 학교(김천고)를 경영해 본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학교장들에게는 어려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장의 지도력, 학력 향상 의지, 지역 주민과의 관계가 발전한다면 사교육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입니다.”
한편 이 교육감은 교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마련 중이다. 특히 교사들이 학교에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무보조원을 배치하고, 대부분의 공문을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50페이지가 넘는 공문을 읽는 시간에 수업연구를 해야 한다”며 “교사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연구회 지원을 강화한다.
이 교육감은 끝으로 초대 직선 교육감으로서의 책임감을 내비쳤다.
“지방교육자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연습·낭비·혼란 없이 임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남은 임기 동안 예의 바르고 실력 있는 큰 인물로 키우는 ‘명품! 경북교육’ 실현을 위해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