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일반자치 통합 안 된다" 교총, KDI 보고서 반박 "교사증원 거부하면서 할말 있나" 지자체 재정자립도 갈수록 추락 민선 지자체장 교육홀대 불보듯
교육계가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교육·일반자치 통합안이 또다시 재론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기획예산처 주최로 `질적 심화기의 초중등교육 발전전망과 과제' 교육정책토론회를 열고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통합하고 자립형사립고, 자율학교 등 자율성을 강화하는 학교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이에 한국교총은 "교원 369명 증원마저 거부한 기획예산처는 교육문제를 논할 자격이 없다"며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7일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서 나선 KDI 우천식 박사는 "공교육 부실의 원인은 교육투자재원의 부족과 투자재원의 비효율적 활용에 기인하며, 특히 투자재원이 중앙정부로 제약돼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재원조차 중복투자 등 비효율적으로 활용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 지자체의 재정 기여도를 높이고 교육행정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따르면 현행 교육자치제도의 문제점으로 현장체감 교육자치의 부재, 지방정부의 교육투자 미흡, 지방행정 운영의 비효율성이 지적됐다. 이어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늦어도 5년 내에 지방교육에 관한 심의의결기능을 지방의회로 통합·단일화하고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의 분과위원회로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의 방법은 △1단계로 교육감과 시·도지사간의 협의회 구성 △2단계로 심의의결 기능을 지방의회로 통합 및 단일화 △3단계로 재정 연계를 통한 완전 통합하는 수순이 제안됐다. 이와 함께 지방교육예산편성은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학사관련 및 예산의 집행은 교육행정기관에서 맡는 완전통합형식으로 이행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토론 참석자들은 이 같은 방안이 교육문제를 경제논리와 기능주의적 시각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전제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선임연구원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60%도 안 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통합후 단체장이 교육재정을 과연 확충하겠느냐"며 "공교육 내실화는 첨단기자재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교사가 25명 내외의 학생을 가르치는 교실개혁을 통해 가능한 만큼 정부는 일정 수준의 교육인프라를 구축할 때까지 통합 논의를 유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현섭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공동대표도 "공교육 부실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개혁에서 비롯됐다"고 전제하고 "기본적으로 불평등한 부담율을 적용하는 조세제도의 개혁도 논의하지 않고 교육재정의 부담주체를 논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교조 한만중 정책교섭국장은 "정부가 교육재정 확충 의무는 포기한 채 지역재정을 끌여들여 부족분을 땜질하려는 발상"이라며 "교육문제를 시장경제 원리에만 맞춰 재단하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우석대 최준열 교수는 "교육문제는 결국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처방이 필요하다"며 "자치제를 통합할 것이냐, 말 것이냐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교총은 7일 즉각 논평을 통해 "교원 369명 증원마저 거부한 기획예산처가 지방정부의 교육투자 미흡을 이유로 내세워 교육·일반자치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기획예산처는 교육문제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교육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책임은 이미 법적으로 규정돼 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98년 63.4%에서 2000년 59.4%로 하락하고 있고 대도시와 도, 시와 군간의 재정자립도는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자치제 통합은 재정 확충은 고사하고 지역간 교육불균등과 교육예산의 일반행정 전용 문제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총은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의 분과위원회로 통합하거나 교육청과 교육위원회를 통합해 합의제 집행기구화 하려는 교육자치를 말살 기도를 범 교육계와 공동으로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