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행정업무 간소화를 위해 도입되는 학교회계시스템 ‘에듀파인’(edufine)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실시를 앞두고 지역교육청 또는 단위학교별로 실시한 교원대상 연수 후 “행정업무를 교원에게 떠넘기는 제도로 잡무가 증가할 것이다” “연수 내용이 부실하다” “업무분장이 명확하기 않아 혼란스럽다”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교총 현장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마련된 에듀파인 의견제시 코너에도 ‘전교원의 행정요원화는 문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가’ 등의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이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두려움과 부담감, 그리고 잡무 증가에 따른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연수를 받았다는 대구의 모 초등교사는 잡무 증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사업단위별로 예산을 책정·집행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업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방과후학교 담당교사의 경우 강사들의 인건비까지 일일이 계산해야 하고, 학습준비물 담당 교사는 수백 종류의 물품 가격을 찾아야 한다”며 “전문 행정 항목의 경우엔 다시 행정실에 물어 확인해야 하는 등 기존보다 2~5배 정도 업무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연수 내용이 부실해 대부분 교사들이 문제점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사전작업을 입력하는 내년 1월부터는 일선학교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내 시범학교 영양교사도 “영양교사로서의 업무를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급식비, 우유비 등 수납품의요구서를 작성할 때 전입·전출 학생까지 하나하나 파악해야 하는 등 일이 너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2, 3식을 하는 중등교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아 교원과 비교원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교원들은 “행정업무를 교사들이 다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교육청별 연수지원단이 행정직 위주로 구성된 것도 교원들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청은 연수지원단에 시·군교육청별로 교원 1명씩 참여토록 했지만, 너무 적다는 의견이다.
행정직 직원들도 불만이다.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3일 성명서 ‘2010년도 에듀파인 시행에 따른 우리에 입장’을 통해 “교원들의 업무가 가중된다는 이유로 행정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에듀파인의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합은 이와 함께 교과부와 교육청에 “에듀파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교원과 행정실직원 간 명확한 업무분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교총은 지난달 27일 열린 교총 대의원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에듀파인 시스템의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또 교과부와 협의를 통해 ▲교원 업무경감 대책 즉각 마련 ▲교원과 비교원(지원)파트간 명확한 ‘업무 분장’ 마련 ▲교원에 의한 충분한 교육(연수) 실시 ▲시범운영기간 연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2010 예산요구’ 현재 방법 유지 ▲에듀파인 예산입력 전담요원 별도 지정 ▲교원과 비교원파트간 직무기준 마련(시기 조율) ▲교원용 매뉴얼 별도 제작․배포 ▲교원이 참여하는 연수지원단 구성․운영 ▲충분한 교원연수 실시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총 김항원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교과부에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며 “시범운영기간을 연장해 문제점을 개선한 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