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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능 성적표 받은 고교 3학년들 희비 교차

담임교사들은 벌써 진학지도 고민

2010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의 얼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들을 곁에서 지켜본 담임교사들은 수능 결과가 나오자 일단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머지않아 시작될 진학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벌써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8일 오전 10시부터 성적표 배부가 시작된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 3학년 1반 교실. 한 손에 흰색 수능 성적표를 든 담임교사가 등장하자 시끄럽던 교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교사의 호명 순서에 따라 성적표가 학생 28명에게 일일이 전해졌고 곧바로 성적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학생들의 입에서는 안도의 환호가 터지거나 깊은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제일 먼저 성적표를 받아 본 강규순(18) 군은 "언어 영역 성적이 생각보다 1등급 떨어져 나와 실망스럽다. 외국어 영역도 많이 어려웠는데 예상보다 성적이 안 나왔다"고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반면, 윤남석(18) 군은 "모두 1등급인데 외국어 영역만 2등급이다. 가채점했던 성적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예상했던 결과대로 나왔다"며 만족했다.

서초구 방배동 서울고에서도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성적표가 배부됐다.

학생 일부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지만 한 남학생은 교실 모퉁이에서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양준영(18) 군은 "사회 탐구 영역은 잘 나왔지만, 언어영역의 성적이 너무 안 좋다"면서 "전반적으로 낮게 나와 고민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북구 수유동 혜화여고에서 한 학생은 성적표를 받자마자 "대박이다"라고 외친 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지만, 몇몇 학생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듯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단대부고와 여의도여고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아든 학생들은 서로 성적표를 바꿔 보거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기쁨을 전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각 학교에서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 가운데 일부는 막막한 마음에 진학 담당 교사들을 찾아가 자신이 받은 수능점수로 앞으로 정시지원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문의했다.

일선 학교들은 이날 성적표가 배부된 만큼 앞으로 각종 입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진학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고 김문식(46) 교사는 "가채점했던 것보다 성적이 안 나온 학생을 보면 안쓰럽다. 하지만 이번 성적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학생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다양한 입시 정보를 토대로 진학 지도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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