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제대로 역사를 이해하게 하려면 지금 이 곳에 서 있는 우리와 과거를 어떻게 잘 이어줄 수 있는 지가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수업 방법을 고민하고 핵심이 있는,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정미란(33․사진) 서울 우이초 교사의 교실 벽면엔 우리들이 뽑은 우리나라 문화재, 고구려, 백제, 신라의 도읍을 표시한 전국지도 등 각종 지도와 문화재 사진, 그림들로 가득하다. 아무 때고 지도를 찾고 문화재의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학생들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올해 4학년 아이들이 교육과정 개정으로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배울 수 없는 학년이어서 재량 1시간을 활용해 역사를 가르치고 있어요. 재량시간은 교육과정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어 더 즐겁고,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거 같아요.”
정 교사는 교재 없이 수업을 하다 보니 개념에 대해 섬세하게 설명하게 되고, 이런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아이들로 하여금 수업참여도를 높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오늘 수업에서도 학생들은 스스럼없는 발표와 질문으로 교사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과서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교과서는 정말 하나의 재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재료의 맛을 살리는 수업을 하는 건 고스란히 교사의 몫인 거죠. 아무리 잘 한다는 수업을 보고 또 따라해 봐도 제 것이 되진 않아요. 많이 보고 배우면서 나만의 수업 색깔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거죠.”
“쳇바퀴 도는 수업이 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라도 시간과 여유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 교사는 ”나만의 연극을 만드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면 제 수업도 언젠간 진정한 달인의 경지에 이르지 않겠냐”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