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는 가르칠 교사는 있는데 배울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들이 있다.
새로 입학하는 학생이 없어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하는데 교육부의 폐교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기술적으로 학교가 아직도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뉴질랜드 남섬 교육도시 더니든에 있는 토마호크 초등학교와 월드론빌 초등학교가 학생들이 아무도 없는 학교지만 여름 방학이 끝난 3일 다시 문을 열어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월드론빌 학교는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폐교될 예정이나 토마호크 학교는 교육부에 폐교신청을 했지만 아직까지 문서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언제 폐교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학교는 문을 열어 교사와 교직원, 청소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등 기술적으로 학교 기능을 정상 수행하고 있다.
월드론빌 학교는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나 입학하는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교육부에 폐교를 신청했고 150년 역사의 토마호크 학교 역시 같은 이유로 폐교신청을 했으나 최소한 올해 상반기는 넘겨야 문을 닫을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한 신문은 2일 토마호크 학교의 리처드 에이트킨 교장이 이메일과 서류 등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며 학생 없는 학교 교장의 일상을 소개했다.
신문은 에이트킨 교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다음에 할 일이 무엇인지 자신도 모르겠다는 말을 털어놓기도 했다며 학생들이 없기 때문에 벌써 따분한 일상이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에이트킨 교장이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앞으로 대학에 등록해 공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며 그를 고용하고 있는 학교 운영이사회도 공부 계획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트킨 교장은 "할 말이 별로 없다"면서 "하지만 운영이사회가 시간을 그렇게 사용하지 말고 다른 학교에 가서 가르치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 교직원들은 다른 학교로 재배치되거나 아니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어느 방향으로 가든 심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