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름 변경은 절대 안 된다." "옛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학교를 나누는 것이 불가피하다."
베트남 사회가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의 교명을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고 현지 인터넷신문 베트남넷이 4일 보도했다.
논란을 촉발시킨 학교는 현지 최고의 영재학교로 평가받는 암스테르담고교.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으로 1985년 설립된 이 학교는 수도 하노이의 정도(定都) 1천년 기념사업계획에 따라 조만간 새로운 곳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학교재단측은 관할 하노이교육국에 이전과 함께 교명을 하노이영재고교로 바꾸기로 합의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교명 변경 사실이 알려지자 재학생들은 물론 대부분의 학부모들과 동문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암스테르담'이라는 것이 이미 하나의 유명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를 존속시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또 해외 유학 시에도 이 학교 졸업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입학 과정에서 손쉽게 장학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등 해외에서의 유명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교명 변경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부 동문들은 온라인을 통해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 이전과 새로운 교육 기자재 마련 등에 모두 1조동(5천420만달러)을 투입한 시 교육당국의 입장도 강경하다. 새로운 곳으로 옮기는 김에 '산뜻한' 새 이름까지 곁들이면 훨씬 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단 관계자는 새 교사(敎舍)로의 이전과 함께 교명을 하노이영재고교로 바꾸거나 기존의 교명을 원하는 학생들만 현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새 교사로 전학시키는 사실상의 분리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결국 표결로 시 교육당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암스테르담고교는 수학과 과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수재들을 배출해왔으며 입학 경쟁률도 상당하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