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비만 문제 해결에 나선 미국 정부가 일선 학교에서 정크푸드를 퇴출시키는데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의회에서 곧 발의할 관련 법안을 토대로 탄산음료와 감자튀김, 초코바 등 열량은 높고 영양가는 낮은 식품을 일선 학교에서 몰아낼 예정이다.
현재는 각 학교의 정부 급식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정크푸드 규제가 적용되지만 이 법안에 따르면 지나치게 단 음료수와 초콜릿 등은 아예 학교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일선 학교는 학생들에게 더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지난 달 아동비만을 줄이기 위한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정부는 영부인의 지명도까지 활용하며 아동비만 해결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고, 톰 빌색 농무부 장관도 적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상원 농업위원회장인 블랑슈 링컨(민주·아칸소)의원은 이번 주 내로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의 움직임에 공화당이 얼마나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농림위원회 색스비 챔블리스(공화·조지아주)의원은 지난 주 백악관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와 만나 이 사안을 논의했으나, 그의 보좌관은 그가 정크푸드 규제 법안을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다른 공화당원들도 일단 제출 법안을 살펴봐야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선 학교 관계자들도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안그래도 빠듯한 예산이 더 모자라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180억달러가 들어가는 학교 급식운영 프로그램에 매년 10억달러를 더 얹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법이 통과되면 학교에서는 더 많은 돈을 들여가며 영양식을 준비해야 되는데다 비정규과목 예산을 충당할 수 있는 간식 자판기 운영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정도 비용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또 학교 파티나 가끔 열리는 다른 행사들은 법 적용에서 제외되는데, '일상적' 판매와 '비일상적' 판매의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하냐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전문가들은 5년 전만 해도 학생들의 정크푸드 소비에 제동을 건 학군이 미국 전체 학군의 3분의1 이하였지만, 2008년에는 3분의2로 늘어나는 등 학교들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비만 전문가인 윌리엄 디에츠 박사는 아동비만(증가)이 정체기에 들어서 있다며, 학교들의 자체적인 변화가 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