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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구비슬초교, 눈물의 마지막 졸업식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구 포함…2014년 재개교

"비슬산 산울림에 돌아 빛나는~ 낙동강 구비마다 힘이 넘친다~(중략) 아아 비슬 영광의 일꾼~ 비슬어린이~"

10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봉리 비슬산 기슭에 자리잡은 비슬초등학교. 아침부터 비가 내려 급식실에서 열린 제58회 졸업식에 참석해 교가를 부르는 졸업생과 재학생들, 교사들의 눈시울은 너나없이 붉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학생도 눈에 띄었다.

달성군 유가면 일대에 대구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 지구에 비슬초교가 포함되면서 불가피하게 폐교하고 인근 현풍초교로 통합되는 까닭에 이날이 사실상 마지막 졸업식이 됐기 때문이다.

전교생 29명으로 대구에서 가장 작은 학교인 비슬초교는 이날 6학년 5명이 졸업하고 나머지 2~5학년 24명은 전학을 가야 한다.

1950년 3월 당시 비산국민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은 이 학교는 대구에서 오지에 속하는 특성상 마을주민이 모두 같은 학교 선후배요, 동창생이기에 학부모와 동창, 주민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류재도 교장은 "여러분이 비록 오늘 헤어지지만 앞으로 좋은 교육환경에서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무거운 분위기를 띄우려 했다.

비슬초를 관할하는 달성교육청의 이상호 교육장도 행사에 참석해 졸업생 한명씩 손을 잡고 격려와 축하인사를 건네며 교육진흥연구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마지막 졸업생을 격려하기 위해 유가면 청담장학회와 비슬초 3회 졸업생 박태암장학회, 5회 졸업생 김상철장학회, 필봉장학회, 총동창회, 유가면, 유가농협조합, 유가새마을금고, 유가자율방범대, 유청조기축구회, 대한적십자사 등 동창과 여러 기관이 갹출한 300여만원을 졸업생 5명에게 나눠 지급했다.

송사에 나선 5학년 채정훈 학생은 "해마다 보던 졸업식이지만 이번엔 전교생 모두가 헤어지는 마지막 졸업식이라서 더 아쉽고 각자 다른 곳에 가더라도 비슬초교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답사를 한 졸업생 박지수 학생은 "비록 모교는 없어지지만 교목인 느티나무처럼 굳은 의지와 봉사, 희생정신으로 선생님께 배운 것을 실천하게 살겠다"며 "감사드린…"고 말끝을 흐렸다.

졸업식 말미에는 학부모, 재학생, 교사 각자의 약속과 실천을 담은 희망풍선을 하늘에 날려 보냈고 재학 중 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 앨범을 상영하고 CD에 담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상화 총동창회장은 "다니던 학교가 없어져 서운한 마음"이라며 "운동장의 동상을 내가 운영하는 식당 마당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새로운 학교가 건립되면 도로 갖고 오겠다"라고 말했다.

비슬초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인 탓에 교감 자리가 없어 학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병설유치원 폐원, 해마다 급감하는 학생 수 등 가슴아픈 일이 많았다"며 "하지만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힘을 합쳐 가족처럼 따뜻한 학교 공동체를 이뤘다"고 회상했다.

한편 비슬초교는 2014년께 대구테크노폴리스 단지 안에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재개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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