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은 1명이지만 재학생들도 이 학교가 마지막이니 모두 졸업생인 셈이죠"
올해 3월 감포초등학교와 통폐합되는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초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이 오는 12일 열린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14명이나 6학년은 1명뿐이어서 제61회인 이날 졸업식에는 양현수(13)군만이 졸업장을 받는다.
양군은 이 학교 2241번째이자 마지막 졸업생이 된다.
졸업식은 그동안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들의 수업 등 활동사항을 담은 동영상 상영으로 시작되고 이어 표창, 축사 등이 이어진다.
마지막 순서는 졸업생과 재학생이 학교는 없어지지만 학교 이름만은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케이크를 절단하고 폭죽을 터뜨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또 학교 측은 마지막 졸업식이지만 교실 1칸 크기의 급식실에서 외빈은 많이 초청하지 않고 조촐하게 행사를 할 계획이다.
양군은 각종 표창 8개와 단체 및 개인이 수여하는 9개의 장학금을 모두 혼자 받는다.
학교 측은 기념으로 학생들에게 손목시계를 선물하고 재학생과 졸업생의 학교 생활이 담긴 앨범을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 학교는 1940년 전촌공립보통학교 부설간이학교를 시작으로 1944년 정식 학교로 개교했고 학생수가 많을 때는 200여명에 달했지만 농어촌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취학 학생 수가 해마다 줄어들어 이번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한해종 교장은 "섭섭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졸업생이야 중학교에 입학하니 괜찮지만 재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가서도 적응을 잘 했으면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경주에서는 또 탑동의 오릉초등학교가 오는 18일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 학교는 도시와 농촌이 복합적인 지역으로 농촌인구 감소에 따라 재학생이 22명에 불과해 다음달 1일자로 월성초등학교와 통폐합된다.
1949년 월남국민학교로 문을 연 오릉초등학교는 이번에 제57회 졸업생 6명을 포함해 총 299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 학교도 학생이 많을 때는 12개학급까지 됐으나 작년에 4개학급으로 줄었다.
학교 교사와 재학생, 졸업생은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작년 12월 교육청과 학교의 경비 부담으로 2박3일 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정연한 교장은 "초등학교가 자꾸 없어지니 섭섭하다"면서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에 정을 뜸뿍 쏟았는데 현실적으로 학교가 계속 문을 열 수 있도록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자신들과 재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을 담은 사진과 각자 친구에 전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는 글로 만든 앨범을 나눠갖는 것으로 이별의 아쉬움을 달랜다.
김천시 남면 운남리 금오산 자락에 있는 금오산초등학교도 18일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제84회 졸업생 6명을 포함해 재학생이 21명에 불과할 정도의 작은 학교지만 1921년 개교해 지금까지 56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 깊은 학교다.
그러나 학교 주변 마을이 경북 혁신도시 사업지구에 포함되면서 주민이 모두 이주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폐교가 결정됐다.
학교 관계자는 "혁신도시 사업이 시작되면서 벌써 철거된 집도 많고 이사한 집도 많다"며 "혁신도시 안에 신설되는 초등학교가 금오산초등학교의 명맥을 이을지는 불투명하며 마지막 졸업식이 되는 만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