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북산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추곡초등학교 졸업식은 비록 졸업생은 1명뿐이었지만, 성대한 '마을 잔치'로 열려 눈길을 끌었다.
16일 열린 졸업식에는 '나홀로 졸업생' 김진영(14·북산면 오항1리) 양을 축하하기 위해 30명 수용 규모의 학교 식당에 100여명의 축하객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면 단위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주민 대부분이 졸업식장을 찾은 것은 '외롭게' 졸업장을 받는 김양을 축하하는 의미 뿐 아니라, 면에서 유일한 초등학교를 지켜내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이날 식장에는 허대영 춘천교육장과 방석재 북산면장을 비롯해 지역 자율방범대와 여성의용소방대, 노인회, 추곡초교 어머니회 등이 참석해 상품과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대전에 사는 이상엽 씨는 편지로 "언론을 통해 김 양이 혼자 졸업하는 것을 알게 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전하고 문화상품권을 보냈으며 춘천 지혜촌 촌장 이기원 씨는 직접 졸업식장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고 축하했다.
김 양은 "졸업이 기쁘지만, 혼자라서 아쉽고 안타깝다"며 "주위의 많은 분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후배들을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북산면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1만명 가량의 주민이 살았던 비교적 큰 규모의 마을이었고 초등학교도 6개나 있었다.
그러나 1973년 소양강댐이 준공되면서 지역 일부가 수몰되고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현재는 추곡초교만 남았으며 마을 인구는 급기야 480가구 860명으로 줄어들어 춘천지역 25개 읍·면·동 중 최대 오지로 손꼽히게 됐다.
추곡초교는 1965년 4월 개교해 그동안 44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1명이 졸업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며 현재 재학생은 병설 유치원생 4명을 포함해 13명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유치원생 2명이 입학하지만, 신입생은 한 명도 없어 면사무소 공무원들과 주민들은 신입생 유치를 위한 묘안을 짜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
방석재 북산면장은 "학교는 교육공간일 뿐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의 장인 만큼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농촌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마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젊은 층의 귀농을 유도해 추곡초교의 신입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장수 동문회장은 "지역 내 유일한 초등학교인 추곡초교를 지키려고 주민과 공무원들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젊은 부부들이 귀농할 수 있도록 청정한 자연환경 등을 부각시키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추곡초교 교장은 "1면 1학교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아직 통폐합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교직원들도 학생 유치를 위해 학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곡초교를 비롯해 삼척 신동 및 맹방초교, 태백 화전초교, 원주 교학초교, 홍천 속초초교, 고성 광산초흘리분교, 정선 남평초교 등 8개교에서 나 홀로 졸업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