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학생·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등 정원외 모집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정시나 수시 입학생보다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원외 학생들이 고가의 사교육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교육 경험이 대입시험에서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대학 학습에는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연구진은 작년 2학기 대학국어 과목을 수강한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논증력, 표현력, 이해력, 창의력 등 기본 글쓰기 능력을 평가한 결과 정원외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개강 직후 치른 시험에서 대부분 1·2학년생인 이들의 입학유형별 글쓰기 실력은 정원외(200.58점), 정시(197.31점), 수시 지역균형(190.61점), 수시 특기자(186.63점) 순이었다.
종강 직전 치른 같은 난이도의 2차 시험에서도 이 순위는 유지됐다.
항목별로는 정원외 학생들이 1차 시험에서 논증력(75점)과 표현력(57.28점)에서 다른 입학유형 학생보다 월등했다.
이해력에서 평균 43.21점으로 꼴찌였지만 2차 시험에서는 평균 54.28점을 기록해 선두였던 정시 학생들(48.7점)을 큰 차이로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창의력 점수는 1·2차 시험 모두 입학유형에 상관없이 대체로 20점 전후로 비슷했다.
평가를 주도한 국어국문과 장소원 교수는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상당수가 사교육에 노출되었을 정시나 수시 입학생보다 정원외 학생들이 대학교육을 더욱 새롭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반응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특히 이해력은 강의 전후에 큰 폭의 점수 향상을 보여 꼴찌에서 선두로 올라섰는데 이는 정원외 학생들이 더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는 의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