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학위수여식이 끝난 줄 알았죠?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19일 경기도 안산 서울예술대학 마동 예장홀. 학위수여식이 끝나자 사회자가 가려는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을 붙든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식장 밖으로 나가니 야외에서 예대민속연구회의 봉산탈춤과 국악과 사물놀이팀의 공연이 펼쳐진다.
흥겨운 장구와 북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남녀 졸업생 대표 각 1명이 가마에 올라타 양옆에 늘어선 재학생 140명을 지나 레드카펫이 깔린 중앙광장에 설치된 빨간 대문, 일명 '빛의 문'을 통과했다.
서울예대는 올해부터 새로운 출발을 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레드게이트 세레모니-빛의 문, 예술의 길'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 도내 곳곳의 대학에서는 이색적인 학위수여식이 열려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의왕 계원디자인예술대는 교수와 졸업생 1천여명이 학위수여식에 앞서 코발트색 망토 모양의 학사복을 입고 정문부터 시작해 캠퍼스 한 바퀴를 도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중세 예술가 콘셉트트로 특별 제작한 망토를 입고 같은 색 베레모를 쓴 졸업생들이 일제히 정문 앞으로 나와 염광여자메디텍고등학교 관악대의 연주에 맞춰 걷는 모습에 행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지켜봤다.
졸업생 김정현(22·여·화훼디자인과)씨는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학위수여식이어서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학부모 이정희(52·여)씨는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예쁜 학사복을 입고 밝은 모습으로 행진하는 딸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천 청강문화산업대는 학위수여식 오프닝을 화려한 레이저쇼로 시작해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어 흥겨운 난타공연이 펼쳐지자 학여수여식은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공연이 끝난 후 난타공연팀인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대표이사가 '졸업생과의 만남' 시간을 갖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청강문화산업대 관계자는 "기존의 형식적이고 밋밋한 졸업식을 탈피해 문화산업 특성화 대학으로서 이색적인 공연과 강연을 통해 졸업생과 학부모에게 대학생활 마지막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