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름다운가게 대구 월성점에서 열린 '스마일링 교복판매 장터'는 학생과 학부모 2천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대구 달서구가 마련한 이 행사는 졸업하거나 혹은 치수가 작아서 학생들이 입지 못하는 중고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일종의 벼룩시장 같은 것이다.
달서구는 지역 내 40여개 중·고등학교의 교복 7천여점을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아 이날 장터에 내놨다.
장터는 애초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2시간 전부터 교복을 구매하려는 주민이 행사장 밖에서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개장이 1시간 가까이 앞당겨졌다.
구청 측은 330㎡의 규모의 매장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염두에 두고 50여명씩 끊어서 손님을 받기도 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쌍둥이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3·여)씨는 "신학기를 앞두고 교복뿐 아니라 각종 교재비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컸는데 두 아이의 교복준비에 6만원이면 충분했다"며 "헌 교복판매 장터가 있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장터를 또 찾은 학부모 박모(51)씨는 "작년 중학생 아들의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어려움 없이 입었는데 올해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돼 다시 교복을 사러 나왔다"며 "새 교복을 사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지만 아들도 헌 교복을 거부감 없이 잘 입고 있다"라고 전했다.
구청 측은 이날 모두 2500여점의 교복을 팔아 400만원 가량의 수익금을 남겼는데 이 돈은 저소득 가정의 신입생 자녀들이 교복을 구입하는 데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팔리고 남은 교복은 다음 달 말까지 상시 판매된다.
대구에서는 달서구가 지난해 교복 장터를 처음 연 뒤 시민들이 교육청 차원에서 이를 추진해달라는 요구가 일기도 했고 북구는 오는 26일 구청 마당에서 교복 장터를 열기로 하는 등 교복 나눠 입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