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일각에서 정치적 문제를 이유로 조총련계 고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것은 '교육정책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아사히신문이 비판했다.
이 신문은 24일 조간 사설에서 "고교무상화는 모든 고교생이 안심하고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하자는 정책으로 지난달 각의에서 결정된 법안은 국공립 및 사립고 외에 고교과정에 해당하는 각종학교(외국계학교)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브라질인 학교, 화교학교, 조총련계 학교도 포함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사설은 "외국 국적의 자녀를 포함해 학습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교육정책의 기본으로, 조총련계 학교를 제외하는 것은 이런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 사회의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을 들어 조총련계 학교를 오는 4월부터 시행하는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가와바타 다쓰오(川端達夫) 문부과학상에게 요청했다.
사설은 이에 대해 "정부가 북한에 엄격한 자세를 취하고 필요할 경우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총련 자녀의 교육 문제를 동일하게 취급해도 좋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사설은 "과거 조총련이 북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엄격한 사상교육을 했던 시기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교육내용도 크게 바뀌어 대부분의 학교가 한국어로 수업하지만 국사 과목 외에는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교과과정을 편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이어 "나가이 공안위원장과 가와바타 문부상이 직접 조총련계 학교를 시찰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거기서 배우는 학생들도 대학을 목표로 하거나, 스포츠에 땀을 쏟거나, 장래를 걱정하거나 한다"면서 "일본 학교와 다를 것이 없는 젊은이들임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