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신설, 교육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신년 국정연설에서 5대 핵심과제 중 두 번째 과제로 ‘교육개혁’을 설정한 바도 있지만, 때마침 서울시교육청의 인사 비리와 ‘졸업식 알몸 뒤풀이’ 사건, 자율형 사립고 입학 부정 등의 사건이 터져 나온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겠다고 밝힌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경제 위기를 원만히 극복해 왔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의 교육개혁대책회의에도 교육계뿐만 아니라 언론 등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대책회의에서는 입학사정관제 등 대입제도 선진화와 자율형 사립고를 포함한 학교다양화, 그리고 교원제도 혁신 및 대학교육 강화 등을 중점과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집권 3년차를 맞는 MB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 큰 탄력을 받고 강력히 추진될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교육정책의 효과는 비상경제대책회의와 같이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뒤집어 보면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한 충격은 그 즉시 나타나기 때문에 위정자들도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는 반면, 교육정책의 실패로 인한 혼란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고 국민적 책임에서도 자유롭다는 판단 때문에 쉽게 접근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역대 정부마다 정부와 정치권 및 소위 권력에 가까이 있는 인사뿐만 아니라 각종 자문회의에 참여한 인사들의 정리되지 않은 발언으로 국민적 혼란을 부추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가 교육개혁대책회의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것도 이점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갖는 비중을 감안할 때 자칫 관주도로 정책이 과잉생산 되고 이를 학교현장에 강요하는 과거 정부의 관성을 이제는 되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MB정부의 ‘자율과 경쟁’이라는 교육정책 국정기조에 공감하며 대책회의를 통해 대책입학사정관제 활성화, 고교체제 다양화, 그리고 교원평가 등의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들이 학교현장에 착근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교직사회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전제로 한 인물중심의 단기 처방이 아닌 이해당사자의 소통에 근거한 중장기적인 교육비전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