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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쉬는시간을 재미있게'…美초등 놀이코치 등장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따분하게 운동장을 배회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은 더 이상 없다. 작은 운동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울 필요도 없고 쉬는 시간에 놀다가 다치는 일도 줄었다.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있는 브로드웨이 초등학교에서는 목에 호루라기를 걸고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많은 아이들과 팀을 나눠 조직적인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쉬는 시간 코치(Recess coach)' 브랜디 파커(28)가 있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간당 14달러를 받는 파커는 대부분의 학생이 흑인과 히스패닉계인 이 학교의 아스팔트 운동장에서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코치로, 지난 1월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단체인 플레이웍스에 고용돼 이 학교에 파견됐다.

이 단체는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의 1800만달러 규모 후원금을 활용해 보스턴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 9개 도시의 저소득 계층 밀집지역에 있는 170개 학교에 쉬는 시간 코치를 파견하고 있다.

파커가 이 학교에 오기 전까지는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다가 서로 부딪히거나 공을 놓고 싸우기도 하고 일부 아이들이 운동장을 독차지하는 등의 폐해가 나타났었다.

하지만 파커가 오고 난 뒤부터는 아이들이 다치는 일도 줄었고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의 다툼에 개입하는 일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 학교의 앨리잰드로 에키배리어 교장은 "예전엔 학생들이 코피가 나고 입술이 터지는가 하면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위험요소가 되곤 했었다"면서 "지금은 브랜디 코치가 원뿔모양의 표식 20개와 공 3개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코치가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파커 코치는 쉬는 시간 외에 1주일에 한 번씩 각 교실을 방문해 게임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협동과 존중, 스포츠맨십을 가르치고 있다.

코치가 배치된 뉴어크의 또 다른 학교인 유니버시티 하이츠 차터스쿨에서는 학생들이 공을 누가 먼저 가져야 하고, 누가 누구를 밀었는지 등의 분쟁을 주먹이 아니라 가위 바위 보를 통해 해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저도 자유를 빼앗겼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뉴저지주 중상류층의 거주지역인 와이코프에서는 지난 2007년 학교 쉬는 시간이 체육 프로그램으로 바뀌자 수백명이 연대 서명해 이를 취소해줄 것을 학교 당국에 청원해 결국 종전과 같은 쉬는 시간이 부활됐다.

와이코프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엄마인 마리아 코스타는 "어른이건 아이건 온종일 쉬는 시간 없이 지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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