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순국 100주년을 맞은 고(故) 안중근 의사의 친딸이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한 사실을 기록한 서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25일 대구가톨릭대에 따르면 안 의사의 딸 고 안현생(1902~1960) 여사가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인 효성여대 교수로 한때 재직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관련 문서를 발견했다.
학교 측은 안 여사가 1953년부터 1956년까지 3년간 문학과 불문학 전공교수로 재직한 사령원부(辭令原簿)를 찾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령원부에는 '단기 4268년 2월18일(양력 1953년 4월1일) 교수에 임함. 安賢生'이라는 발령사항이 펜으로 기록됐고 3년 뒤 사직하자 '원에 의하여 본직을 면함'이라고 적혔다.
안 여사가 소속된 문학과에는 국문학, 영문학, 불문학 등의 전공이 포함된 탓에 청록파 조지훈 시인과 구상 시인이 각기 국문학 전임강사 및 부교수로 함께 임명됐다.
그녀가 교수로 재직한 사실은 1992년 발간된 '효성여대 40년사'에도 기록돼 있으나 당시에는 안 의사의 딸인지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8살에 아버지를 여읜 안 여사는 프랑스인 신부 보호 속에 10대 때 러시아와 중국 상하이 등에서 불문학과 미술을 공부했고 서울로 이주했으나 6·25 전쟁으로 대구에 피난왔다 효성여대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소병욱 총장은 "온 국민이 존경하는 안중근 의사 가족이 본교 교수로 재직한 것에 감사한다"며 "안 의사는 대구에서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의 관서지부장을 맡아 활동했고 1899년 가톨릭 근대교육기관인 대구 해성재(현 효성초교)에서 강연하는 등 대구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