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과 일반직이 교원 사기저하의 주범이다. 특히 일반직은 정년단축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일선 교원의 비리를 과대 포장한 각종 자료를 제공, 교원의 정년을 단축하는데 앞장섰다. 교원의 정년은 줄었는데 일반직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경직성 경비를 빼고 나면 한 달에 겨우 2000여만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고등학교에 사무관 행정실장이 무슨 소용 있나. 일반직의 반성 없이는 교원의 사기진작이 있을 수 없다"(강호봉 잠신고교장)
"실업계 고교에 대한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이 미흡해 기초산업인력 양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술공항이 우려된다. 실고 졸업후 곧바로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 이제 직업교육의 중심축이 전문대학에서 실고로 옮겨져야 할 것이다"(박승헌 서울북공고교장)
8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21세기 한국교육포럼'(공동대표 한상진·광운대 대우교수) 주최로 열린 김상권 교육부차관 초청 조찬간담회에 참석한 현직 교장들은 김 차관에게 일선의 정서를 가감 없이 토로했다. 김 차관은 '교직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뒤 참석자들과 오늘의 교육위기 상황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차관은 먼저 "정년단축과 복지미흡 등으로 교원 사기가 저하된 것이 사실"이라며 "범 사회적 교원존경 풍토를 조성하는 한편 2004년까지 교원의 보수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교원들이 미술관·박물관 등의 교육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그러나 "일부에서 '교육붕괴'라는 표현을 너무 쉽게 쓰고 있다"며 "공교육이 위기 상황이기는 해도 붕괴라고까지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현재 교육이민을 떠난 학생이 6500여명인데 이는 850만 전체 초·중·고생을 놓고 보면 극히 미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2004년까지 10조원을 투입해 1100개 학교(3만5000학급)를 신설하고 2만2000명의 교원을 증원, 교육여건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위기의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이날 김 차관은 "정부는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범 정부 차원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각계각층이 힘을 합쳐 교육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조찬간담회에는 이상갑 학교정책실장, 김조영 잠실고교장, 송영재 서울과학고교장, 이수일 오금고교장, 정영권 서초고교장, 김경애 광남고교장, 천광호 선린인터넷고교장, 허필수 중앙교육진흥연구소회장, 허회숙 인천인일여고교장, 이완식 전 의정부교육장 등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