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수 서울대 교수(서양사학과)는 28일 경북대에서 열린 '대학발전포럼' 의 주제발표를 통해 "국립대학교 법인화가 세계적 추세의 하나로 간주돼 진행 중이나 법인화가 우리 국립대 발전의 유일한 대안이 아니며 다른 대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정부의 국립대 법인화는 고등교육의 재정 확충 책임을 지기보다 최대한 벗어던져 대학을 시장체제에 한층 편입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에서조차 신자유주의가 후퇴하면서 교육의 공공성을 보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화가 이뤄지면 국립대는 공교육기관에서 사립화의 길을 걷게되고 수익사업 강조, 등록금 인상, 기초학문 위축, 대학서열화와 격차 심화 등 많은 문제점이 우려된다"면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일련의 법인화 법안에 대한 대체입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가능한 대안들로 ▲현행 국립대 체제를 유지하며 총장의 인사권, 예산편성권 등 법인화 이점을 반영하는 방안 ▲법인화를 수용하며 대학자율성 보장과 재정확충 계기로 삼는 방안 ▲국립대 체제 전반을 개편해 전국 국·공립대 네트워크 체제 결성 등을 제안했다.
그는 "법인화 논의를 국립대 체제 전반의 발전 계기로 삼자"며 "우리의 근대적 대학체제는 60년 이상 역사 속에 학문적으로 미국 대학에 종속된 한계를 넘어 자생적 재생산 토대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