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심사 전 과정을 참관하거나, 아니면 후보들의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를 듣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평가할 수 있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8월말 정년퇴임 등으로 교장 자리가 비는 전국 767개교 가운데 임기 4년의 교장을 공개모집할 435개교(56.7%)를 확정해 최근 잇따라 공고했다.
현재 교장 공모제를 시범 시행하는 526개교(전체 공립학교의 5%)가 대부분 비선호 지역인 농산어촌에 몰려 있는 것과 달리 이번 공모 대상 학교의 소재지는 대도시가 서울 75곳, 부산 25곳 등 200곳이고 중소도시 83곳, 농산어촌 152곳 등으로 비교적 골고루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청이 직권으로 공모제를 시행하도록 지정한 학교가 205곳인 반면 공모제를 스스로 희망한 학교가 230곳이어서 교장을 공개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점차 일반화하고 있다고 교과부는 분석했다.
교과과정 편성 등이 비교적 자유로운 각종 자율학교도 67곳이다.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주례여고(부산), 대구고, 구암고, 상인고(이상 대구), 상일여고(광주)와 기숙형 공립고인 강화고, 강화여고(이상 인천), 여주여고(경기), 홍성고(충남), 장수고(전북), 점촌고, 예천여고, 영양고(이상 경북)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성화고도 상당수 포함됐다.
교장 공모제에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초빙형과 교장자격증이 없는 일반 교사가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또 외부 전문가가 교장이 될 수 있는 개방형이 있는데, 이번 뽑는 435곳은 모두 초빙형이다.
교과부는 공모를 앞두고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거 양성해 평균 10대1, 인기 학교는 그 이상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선발 및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해당 학교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구성된 교장공모심사위원회의 1차 심사와 교육청 심사위원회의 2차 심사를 거치게 되며 학부모나 지역 주민은 전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학교 심사위는 학교운영위원과 학부모회 임원,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하고, 반드시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를 거치되 모든 교원과 학부모에게 알리도록 해 누구나 들을 수 있게 했다. 1차 심사에서 상위 1~3위를 뽑아 순서 없이 교육청에 추천한다.
교육청 심사위에도 학부모와 지역주민, 외부 전문가 등이 50% 이상 위촉되며 후보자를 2배수로 좁히면 교육감이 최종 1명을 낙점하게 된다.
이원근 교과부 학교자율화추진관은 "교장의 능력과 역할에 따라 학교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학부모들은 매학기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교장 공모 대상인지 파악해 심사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등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