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재작년 서울교육감 선거는 전교조 후보 대 반(反)전교조 후보, 인성교육 정책 대 학력신장 정책 등으로 후보군이나 교육이슈 면에서 대립구도가 비교적 단순했지만 올해는 그렇지가 않다.
■'전교조 이슈' 승부처 될까 = 선거 한달여를 앞두고 급부상한 교육이슈는 단연 전교조 관련 사안이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의 전교조 명단공개 목적이 어디에 있든 결과적으로 전교조 문제를 부각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대체적 견해다.
전교조 문제가 논란이 될수록 교육감 선거결과가 보수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은 교육계 내에서는 상식처럼 통하는 이야기다.
서울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2008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전 교육감이 진보측 주경복 후보와 경쟁에서 다소 밀리자 투표일 직전 전교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해 승기를 잡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교조 이슈의 전면적인 부각이 보수후보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국면에서 '전선'을 형성하는 교육이슈가 교육비리, 무상급식, 학력신장문제, 고교선택제, 외고 개편 등으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굵직굵직한 이슈가 산재한 상황에서 '전교조 대 반전교조' 식의 이분법적 선거구도는 자칫 유권자로부터 되레 외면받을 가능성마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법원이 교원단체 명단공개를 '부당하다'고 판결한 점을 들어 진보후보 측에서 오히려 역공세를 취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반쪽단일화'…전국시대 양상 = 무엇보다 반쯤 실패로 귀결된 진보-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추진한 보수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이경복(전 서울고 교장) 후보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룰이 계속 바뀌는 등 경선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단독 출마를 선언했다.
권영준(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이상진(서울시교육위원) 후보에 이어 세 번째다.
결국 김경회(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김성동(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호성(전 서울교대 총장), 이원희(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네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겨루게 됐지만 단일화 효과는 반감이 불가피해졌다.
진보진영 역시 곽노현(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박명기(서울시교육위원), 이삼열(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후보가 중도 이탈해 '반쪽 단일화'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단일화에서 이탈한 후보는 예외 없이 출마를 예고했다. 김영숙(전 덕성여중 교장)과 남승희(전 서울시교육기획관) 등 여성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을 고려하면 10명 안팎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선거 막판까지 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선거전이 본선에 접어드는 이달 중순 이후에는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경합을 벌여 유력후보 3~4명 정도로 압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실제 한 특정후보는 "이미 한 후보와 연대(단일화)하기로 합의했으며, 다른 후보들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해 물밑에서 끊임없이 합종연횡이 펼쳐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런 점에서 단일화 후보로 선정된 진보,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혹은 중도 이탈한 후보들과 다시 한번 경합을 벌여 통합후보를 내는 재단일화 작업에 나설지도 큰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