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학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한정된 예산으로 무상급식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느냐가 전국적인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에서는 군(郡)을 중심으로 이미 무상급식이 진행되고 있어 시(市)지역까지 확대 여부가 관심사다.
9일 고영진 경남교육감 당선자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고 당선자는 중·장기과제로 임기내(2010년~2014년)에 경남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권정호 현 교육감이 2007년 12월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뒤 무상급식을 시행해 이미 경남 20개 시·군 가운데 10개 군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합천군과 거창군·하동군·의령군·남해군 등 5개 군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시 지역에서는 통영시가 전국 처음으로 올해 3월부터 초등·특수학교 35곳에 대해 전면 무상급식에 들어갔다.
경남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49만여명 가운데 12만여명이 현재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다.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는 군 지역은 인구가 3만~7만명에 불과해 적은 예산으로도 무상급식이 가능했다.
반면 인구가 20만~50만명에 이르는 시 지역은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해 예산확보가 무상급식 전면 시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무상급식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1200억여원. 교육청이 864억원을 부담하고, 지자체가 340억원 정도를 현재까지 보탰다. 기초의회 승인여부에 따라서는 지자체 부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고영진 당선자가 무상급식 확대를 공약한 만큼 교육청 예산부담이 점진적으로 더 늘겠지만 시 단위까지 확대하려면 지자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다수 시 단위 지자체들이 예산부담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고 당선자와 교육청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공약한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당선자는 임기내 초·중학교에 우선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순차적으로 고등학교와 어린이집까지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예산은 24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으며 도비와 시·군비 등 지방세만으로 감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영진 당선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돈인데 도와 20개 시·군의 지방세 일부를 무상급식비로 유인할 필요성이 있다. 김두관 당선자가 무상급식 확대를 공약한 만큼 빨리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도교육청 관계자 역시 "무상급식은 교육청 재정만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도지사와 교육감의 공통공약인 만큼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는 경남도의회나 대부분의 시·군의회가 김 당선자를 견제하기 위해 경기도의회처럼 무상급식 예산 확대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전면 무상급식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