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시·도 교육감의 첫 동시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6곳에서 당선됐다. 서울·경기·광주·강원·전북·전남 등 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경쟁을 강조하는 ‘이명박(MB)식 교육’에 대한 일대 수정을 표방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고교 다양화 정책은 일정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정책이 경쟁과 교육양극화를 부채질 할 수 있다고 보고 진보 진영이 반대해 온 대표적 정책이기 때문이다.
또 교장공모제와 교원평가 등을 놓고도 정부와 마찰이 예상된다. 교육감 선거에 앞서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 교총이 지난 4월 현장교원 35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MB 교육정책에 대한 교심이반(敎心離叛)이 심각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3년차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무려 95.5%가 ‘실망했다’고 답했다. 특히, ‘정부 출범 초기에는 기대 했으나 실망한’ 교원이 57.6%로 정부의 교육정책에 상당수 교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교장공모제 50%이상 확대, 교원평가 인사·보수 연계 논란, 성과상여금 차등폭 대폭 확대, 연4회 수업공개 의무화 등 학교현장과 소통을 배제한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된 것이다.
정부는 이 설문결과를 과소평가 하거나 애써 외면하려 했을 수도 있다. 일부 정책은 국민과 교원이 상충된 이해관계를 갖는 상황에서 국민은 다수(Majority)이고 교원은 소수(Minority)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이 교육감을 선택함에 있어 주위 교원들의 판단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교원들의 영향력은 매우 컸음이 증명됐다.
한편, 진보 교육감 당선자의 전체 득표율만 보면 32%로 분열된 보수 후보들의 득표율 68%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 점도 되짚어 봐야 한다. 국민들 다수는 교육정책의 안정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이 이념적 편가르기에 매몰되어 국가적 차원의 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거나 자신들만의 연대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극단적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특정 집단에 편승하거나 학생을 볼모로 한 교육충돌이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 이념적 굴레를 벗어나 우리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큰 안목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