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투표를 앞두고 '국립대 법인화'가 표심을 좌우할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임기를 한달여 남긴 현 총장이 법인화를 추진하고 나서자 향후 신분 보장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교수들을 대표해 교수회가 이를 강력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장선거에 나선 6명의 후보는 법인화 수용 여부와 대안 등을 놓고 저마다 의견을 피력하며 표심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14일 김석삼 후보(공과대)는 "대학 법인화는 우리 대학의 미래 성패가 걸린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004년 법인화를 실시한 일본 국립대들은 '효율성'에, 한국은 '자율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며 "법인화는 대학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후보(공과대)는 "법인화는 자율·효율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에 목적이 있다. 대학들이 자율성을 굉장히 바라는데 왜 정부가 특별지원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법인화로 대학 가치를 올리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함인석 후보(의학전문대학원)는 "1993년 이후 경북대병원의 법인화과정을 지켜본터라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법인화가 성공하려면 지역국립대끼리 뭉쳐 충분한 대비를 해야하는데 경북대의 현재 상태로는 법인화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손동철 후보(자연대)는 "급하게 추진하는 법인화에 구성원 대부분이 반대한다. 정부가 고등교육에 대한 임무를 망각하는게 아닌가 한다. 정부 재정지원책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좀더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동 후보는(자연대)는 "법인화는 찬반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국립대를 어떻게 대할지, 구성원들은 얼마나 이 문제를 정확히 알고 대안이 될지 검토해야 한다"며 "현행 방식의 추진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우 후보(경영대)는 "법인화는 정부가 장기적으로 국립대에서 손놓겠다는 얘기"라며 "대구의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 최하위인 상황에서 지역의 경제력이 국립대 위상을 결정할 법인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대 총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8일 총장후보선거를 실시해 1, 2위 후보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총장 임용 추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