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받은 수료증 덕분에 자신감이 더 많이 생겼고, 떳떳하게 교단에 설 수 있게 됐어요. 정부가 앞으로도 이주 여성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지원했으면 해요."
헤이룽장성 출신 중국 동포로 한국인으로 귀화한 조옥희(41) 씨는 18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이중언어 교수 요원 양성과정 졸업식'에서 수료증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경인교대가 다문화 가정 아동에게 한국어와 함께 외국어를 가르치게 될 방과 후 교사 양성 과정에 참여한 이주여성 서른아홉 중 한 명이다.
이 과정은 작년 12월 초 시작해 지난달 20일까지 약 6개월간 총 900시간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체계, 컴퓨터 기초 등 교사가 알아야 할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조 씨는 한겨울 새벽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양시까지 약 2시간 30분간 전철로 통학하며 수업을 받았다. 충남 아산이나 경기도 구리시와 하남시, 인천시 등에서 통학한 동료들도 많다고 그는 전했다.
조 씨는 "중학교 1학년생인 아들의 아침밥을 차려놓고 나오고, 밤늦게 들어갔던 탓에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아들의 얼굴을 볼 날이 얼마 없었다"며 "아이가 가장 고맙고, 수료증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조선족이었고, 한국에서는 중국인인 제가 수료증 덕분에 자신감을 키웠고 이제 교단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꿈을 이루게 됐다"며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문화 가정 아동이 정체성 혼란을 겪을 때면 조언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습지 교사와 중국어 강사 등으로 생활하는 그는 "교사 양성 수업이 체계적이고, 교수진이 전문적이고 훌륭해 배울 게 아주 많았고 유익했다"면서 "아동 심리학이라든지 교수 화법 등은 앞으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은 격려사를 통해 "다문화 가정 학생의 언어와 문화, 정서를 고려해 가르치면 이들을 경쟁력 있는 학생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중언어 교사들이 다문화 가정의 행복한 삶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 할 책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