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여교사들이 남자 교사에 비해 적은 급료를 받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우디 여성단체들은 전국 10만명에 이르는 여교사가 같은 경력의 남자 교사에 비해 20% 가량 적은 급료를 받고 있다며 임금 차별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더 내셔널'이 23일 전했다.
여성단체에 따르면 6년차 교사의 경우 남자 교사가 1만 4200리얄(한화 445만원)의 월급을 받는 반면 여교사는 24% 적은 1만 800리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임금 격차는 남자 교사가 대부분 정식 교육 공무원인 반면 여교사는 계약직인 경우가 많은 기형적 구조에서 비롯됐다.
사우디 정부는 1990년대 저유가로 인한 경제 불황 때 고용 장려를 위해 계약직 교사의 수를 대폭 늘렸다가 이후 남자 교사들을 점차 정식 공무원으로 편입시켰지만 상당수 여교사들은 여전히 계약직으로 남겨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단체 회원들과 여교사 30여 명은 최근 압둘라 국왕을 궁전 밖에서 기다리다가 직접 만나 임금 차별의 현실을 알리는 자료를 전달하고 개선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운전 조차 금지되는 등 여성의 사회활동이 크게 제약돼 있는 사우디에서 이런 집단행동은 이례적인 것이다.
수도 리야드의 여성인권 운동가 마하 알-샤이카는 "사우디 여성들의 이런 방식의 운동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사우디에서 남녀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상 금기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사우디 교육부 관계자는 "남녀 교사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교육 재정이 한정돼 있어 당장 개선책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