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 하반기 임용되는 국립대 교원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2015년 이후 전체 국립대 교원에게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성과연봉은 연구 성과와 업무실적에 따라 S(20%), A(30%), B(40%), C(10%) 네 등급으로 분류해 지급하고, 그 차이는 S등급 평균 성과연봉의 1.5~2배, A등급 평균 이상, B등급은 평균으로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철밥통’ 비난을 피하고 국·공립대의 책무성과 자율성 제고의 측면에서 성과에 따른 보상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점에서 국립대 교수들의 성과 연봉제의 타당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우려되는 것은 비단 당사자인 국립대 교수들의 반발에 따른 혼란 때문만은 아니다. 시행 상 근원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성과연봉제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하여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주도의 모든 일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이번 조치도 국가가 나서서 일률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국립대라 하더라도 학교마다 특색이 있고 지역적 특수성도 있다. 따라서 국가주도의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개별 대학 위주의 성과 연봉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둘째, 국·공립-사립대학 간의 보수 격차가 지금처럼 심한 상황에서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는 것은 국·공립대학 교수 처우를 개악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사립대도 그들 간에 격차가 있지만, 사립대의 일정 수준 이상의 평균 급여를 토대로 성과연봉제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
셋째, 현행 당국의 조치는 현재 투입된 재원을 가지고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사립대학보다 열악한 조건에다가 국립대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조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성과연봉에 따른 추가 재원의 확보를 반드시 전제해야 한다.
넷째, 급여 면에서 뒤지는 국립대의 사립대에 대한 비교우위는 안정성에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졸속으로 나올 경우, 국립대 교직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성과연봉 결정을 위한 평가가 매년 이루어지는데, 대학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5년, 10년 이상을 요하는 장기연구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 외에도 고려되어야 할 점이 많지만 적어도 이 전제들이 충족되도록 심층·면밀하게 검토한 다음 추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