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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기 학교 환경개선 업체선정 무원칙…뒷말 무성

도교육청, 비리근절 응급처방…일선 학교, 독단·특혜 '여전'

경기지역 일부 초중고의 학교 환경개선사업 업체 선정이 원칙과 기준 없이 진행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5일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업체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반부패 청렴도 향상 추진대책'의 하나로 올 1월 조달청 물품구매와 관련한 지침을 일선학교에 내려 보냈다.

이 지침을 보면, 500만~2000만원 사업은 종전에 구성돼 있는 물품구입 선정위원회를 반드시 거치고 2000만~1억원 사업은 제안평가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심사한 뒤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이는 강도 높은 자정대책에도, 각종 교구 납품과정에서 뒷돈이 오가는 등 학교현장에서의 비리가 근절되지 않자 도교육청이 응급처방을 내놓은 것이었다.

이런 조치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장의 독단과 특혜를 의심할만한 무원칙한 업체선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광명 A초등학교의 경우 1억 2000만원 짜리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을 컴퓨터 유지보수 업체가 낙찰받았다.

사업비 중 정보화 기자재 사업비는 4000만원에 불과한데도 이 학교는 정작 비중이 높은 실내건축분야를 무시했다.

용인 B고는 2000여만원의 홈베이스(사물함 비치실) 설치사업 품평회를 평소 학교와 거래가 있는 업체(방문업체) 5곳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탈락업체들에게 불리한 질문이 쏟아졌다"며 "교장의 권한이 왕국수준이었다"고 했다.

수원 C고의 경우 도서관 현대화사업 물품 납품과정에서 제안서 제출 자격에 '본사 소재지가 경기도에 있는 업체'라고 명시해놓고 서울소재 업체를 선정했다.

화성 D고의 경우 1억원이 넘는 어학실 사업을 하면서 4개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나 납품실적이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업체를 선정했다.

탈락 업체 측은 "낙찰받은 업체가 다른 업체가 생산한 가구제품으로 응찰해 사실상 자격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화성예당초, 군포금정초 등은 참가자격을 5~6개 항목으로 구체적으로 제한해 업계에서도 투명성을 인정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십만, 수백만원을 들어 제안서를 만들어 가 보면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요식적인 절차만 거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문제가 생기면 막으려고 할 뿐 제도개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업계의 불만이 폭발직전이지만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공개되면 교구납품시장에서 '왕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에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차원에서 2000만~1억원 사업도 조달청 계약업체간 경쟁을 유도하는 등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조달청 구매대상 사업은 공고할 의무가 없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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